실장·수석들 면면 살펴보니
이 당선인쪽 “지역안배 신경쓰지 못했다”
서울대 5명·고려대 2명 출신학교도 쏠려
이 당선인쪽 “지역안배 신경쓰지 못했다”
서울대 5명·고려대 2명 출신학교도 쏠려
3일 발표된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대변인 등 8명의 출신 지역을 보면 서울 4명, 영남 4명이다. 지난 1일 발표된 유우익 대통령실장이 경북 상주인 점을 고려하면 새 정부의 청와대 인사 10명(경호처장 포함) 가운데 절반(5명)이 영남 출신이다. 호남과 충청·강원 출신은 한 사람도 없다.
이는 과거 청와대 수석 인사를 발표할 때 지역 안배를 중요하게 고려했던 것과 비교된다. 노무현 정부의 첫 청와대 인선 때도 영남이 5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수도권·충청·호남이 각각 2명, 강원 1명 등으로 출신 지역을 배려했다. 김대중 정부의 첫 청와대 인선 때에는 같은 영남과 호남에서도 경남·북, 전남·북까지 신경 써, 수도권·경북·경남·충남·전북·전남·평북 등 7개 지역으로 골고루 나눴을 정도였다.
이명박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 인사에서도 영남 출신을 12명(대구·경북 7, 부산·경남 5)으로 가장 많이 뽑았고, 이어 서울·경기 8명, 대전·충청 5명, 호남 3명, 제주 1명 순이었다. 인수위원 선정에 이어 청와대 비서실 인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면서, 새 정부에서 ‘특정 지역 중심’ 인사가 계속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당선인 진영 인사들은 “한나라당의 인재 풀이 아무래도 영남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다, 이 당선인의 인사 기준이 ‘정치적 판단’보다는 ‘실무 능력’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은 “청와대 인선에서는 당선인이 함께 일할 인사를 뽑는 데 주력해 지역 안배에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내각 인사에서는 지역 안배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인선에서 이명박 당선인은 출신 학교에 대한 안배도 거의 신경을 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우익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서울대 출신이 5명이고, 고려대 2명, 숙명여대 1명, 하버드대 1명, 육사 1명(김인종 경호처장) 등이다. 하버드대를 나온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이 고려대 교수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들의 80%가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으로 채워진 셈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의 첫 청와대 인사에서도 비슷했다. 노무현 정부의 첫 청와대 고위직 인사 12명 가운데 문희상 비서실장을 포함해 서울대 출신이 10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