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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 당선인-손 대표, 마주 달리는 ‘치킨게임’

등록 2008-02-15 22:03수정 2008-02-16 00:04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한 일간신문의 정부 내각 인선 기사를 들어보이며 “한나라당이 정부조직 인선을 이미 마무리해놓고 정부조직개편안을 협상하고 있다. 이는 불법이며 협상 상대를 모욕하는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한 일간신문의 정부 내각 인선 기사를 들어보이며 “한나라당이 정부조직 인선을 이미 마무리해놓고 정부조직개편안을 협상하고 있다. 이는 불법이며 협상 상대를 모욕하는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정부개편’ 협상 난항
이 당선인-한나라당 사이도 시각차이
협상실패땐 모두 부담…주말협상 촉각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조직 개편안의 협상시한을 사실상 16일까지로 설정하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성가족부 존치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통합민주당을 강도 높게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 당선인이 이처럼 강경으로 돌아선 데는 그의 평소 스타일이 상당 부분 반영된 듯하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 당선인은 자신이 책임지는 국정운영 조직을 자신의 뜻에 맞게끔 갖춰 출발하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고, 또 익숙한 편이다. 이에 따른 ‘정무적 판단’은 이 당선인의 고려대상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총선과 정치적 고려를 고심하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이 당선인과 입장이 미세하게 엇갈릴 수도 있다. 국정 운영을 최우선에 놓고 정부조직 개편을 바라보는 이 당선인과, 정치적 타협과 총선까지 고려하는 한나라당의 시각 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 상황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 상황
결국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는 이명박 당선인의 완강한 태도를 들 수 있다. 15일 오후 발표된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새 정부 워크숍 참가 강행도 이 당선인의 뜻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당선인은 애초 국무위원 내정자들을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예정대로 16일부터 워크숍에 참석시킬 것을 지시했는데, 오히려 내부 회의에서 “협상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3시간 만에 다시 시한을 17일로 하루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낳은 여성부 문제에서도 이 당선인은 애초부터 양보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은 “통합민주당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 ‘작은 정부’라는 조직개편안 목적은 사라지고 만다”며 “여성부는 물론 통일부 존치에도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정황을 고려해 ‘통일부’에 대해선 양보할 뜻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의 정면돌파 시도에 통합민주당이 반발하면서 협상은 더욱 어려워졌다. 통합민주당은 손학규 대표가 16일 부산에서 해양수산부 폐지 저지 부산시민 궐기대회에 참석하기로 하는 등 초강경 태도다. 우상호 대변인은 “협상팀이 만나느냐 아니냐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이 어떤 협상안을 갖고 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와 여성가족부를 모두 없애는 안은 절대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양쪽이 이처럼 겉으로는 서로 마주 달리는 ‘치킨게임’ 양상을 벌이고 있지만, 막판 타결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협상에 실패할 경우 이 당선인으로서는 ‘반쪽짜리 정부’ 출범을, 손 대표로서는 ‘총선 역풍’의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협상이라는 게 파고가 높아지면 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 역시 ‘퇴로’가 마땅치 않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우리 숨통을 죄고 있다.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양쪽이 주말에 물밑 협상을 통해 여성부 문제를 두고 어떻게든 절충안을 내놓아 타협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권태호 이지은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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