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특검, 식사겸 3시간 조사뒤 “무혐의”…부실수사 논란
특검선 “수사 만족”“와” 함성·박수 터져 대조적
특검선 “수사 만족”“와” 함성·박수 터져 대조적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지난 17일 이명박 당선인을 ‘출장조사’한 것을 끝으로 이 당선인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려 하면서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특검팀은 충분한 수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 당선인 쪽에서 “‘조사’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제대로 된 조사가 아니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정호영 특검은 18일 아침 출근길에 ‘이 당선인 조사 결과에 만족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동관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공식브리핑을 통해 “어제 당선인께서 특검 조사를 받으셨는데, 정확하게 ‘조사’라고 말하긴 어렵다. 서면 답변한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였다”고 밝혔다. 당선인 쪽에서 ‘출장조사’에 대해 “별것 아니었다”고 의미를 깎아내리는 반면, 특검팀은 만족감을 표시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대해 정호영 특검은 “그 분(이동관 대변인)이 그 자리에 있었나”라고 반문한 뒤, “(이 대변인 발언은) 부정확한 얘기다. 충분히 묻고 충실히 답했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이 이 당선인에 대한 ‘출장조사’를 얼마나 부담스러워했는지를 보여주는 상황도 연출됐다. 지난 17일 밤 10시22분께 이상인·최철 특검보가 이 당선인 조사를 마치고 돌아오자, 특검 사무실 안에서는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특검팀에겐 이 당선인 직접 조사가 진실 규명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마저 갖게 하는 대목이다.
또 이 당선인과 특검보들이 17일 조사 과정에서 식사를 함께 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당선인 조사가 이뤄진 서울 성북동의 고급 음식점 삼청각을 운영하는 파라다이스그룹 관계자는 “당선인이 와서 조사를 받았고, 조사 중에 식사가 들어가 식사를 하면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밥값을 누가 계산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청 안에서도 조사가 오래 진행될 경우 검사와 피의자, 또는 참고인이 함께 식사를 한다. 밥값은 물론 검찰이 부담한다. 특검팀도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날 밥값을 각자 계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 당선인 조사를 고작 세 시간 정도 진행하면서 식사까지 곁들인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당선인 조사가 강도 높은 추궁보다는 간단한 문답 수준에 그친 게 아니냐는 것이다.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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