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홍 국무위원
새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 또는 특임 장관을 맡을 남주홍(56) 국무위원 내정자를 둘러싼 ‘적격’ 논란이 뜨겁다.
남주홍 내정자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보수 쪽은 ‘애국자’라고 찬양하지만, 진보 쪽은 ‘시대착오적 인물’이라고 맞선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운영하는 <조갑제닷컴>은 최근 ‘김정일의 천적 남주홍 장관 발탁’이란 글을 통해 “남주홍 교수는 그동안 정통보수적 시각에서 합헌적인 자유통일 노선을 견지해 온 애국자”라며 “좌익들은 앞으로 남 교수 장관 임명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려 할 것이다. 남주홍 장관을 지켜내는 것이 보수층의 새로운 과제가 된 듯하다”고 주장했다.
보수진영의 주장처럼 남 내정자가 각종 토론회에서 밝힌 주장과 언론매체 기고 등을 통해 밝힌 대북관이 최근 10년 동안 진전된 남북관계를 총괄하며 대화를 주도할 대북정책 주무장관으로서 적합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큰 것도 사실이다. 그는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한 일간지 칼럼을 통해 “부도날 수밖에 없는 약속어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6년 출간한 <통일은 없다>에서는 “분단 60년 이후 진정한 남북한 민족대화합을 위해서는 ‘빠른 통일’이 아니라 ‘바른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통일이 민족의 염원이지만 도그마 같은 종교적 신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역설적 주장이긴 하지만 “통일은 없다”는 주장을 공공연히 편 사람을 통일 주무장관을 맡길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는 또 북핵 문제를 정치적 협상으로 풀어가려는 것을 어리석은 환상이라고 비판하고, 북한 급변(체제 붕괴)을 통한 분단 해소를 주장해 온 대북 강경론자다. 한-미공조를 통한 북핵 해결을 주장해 온 이명박 당선자의 기조와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는 “대결적 인사의 ‘통일부’ 장관 기용은 이명박 당선인에게도 불행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명박 당선인의 경제 살리기는 한반도의 긴장완화, 평화공존이 위협받으면 달성 불가능하다”며 “남북 대결적 시각을 지닌 인사의 통일부 장관 기용은 이 당선자가 자신의 발등을 도끼로 찍는 우를 범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대북 공약인 ‘비핵개방3000’ 구상을 고집하면서 남 교수와 같은 냉전 수구적 인물을 기용한다면 경제 살리기와 한반도 정책 추진에서 엄청난 곤경에 처할 것이란 비판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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