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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극단적 통일-교육관’ 새 국무위원 2명 적임 논란

등록 2008-02-20 13:41수정 2008-02-20 18:11

이명박 정부의 국무위원 후보 15명 중 유달리 튀는 두 사람이 있다. 김도연 교육과학부 장관 후보와 남주홍 국무위원(통일 담당) 후보다. 이명박 당선인의 보수적 세계관을 극단으로 몰고가다 보면, 이 인물을 만날 수 있다. 김 후보는 효율과 경쟁을 강조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수재 중심의 교육관을 지니고 있다. 북한과 대화해야 할 남 후보는 북한 붕괴론자다.

이 당선인의 공약보다도 한참 더 나아간 두 후보의 극단적인 성향이 안정이 어느 곳보다 중요한 교육과 대북 분야에서 혼란을 불러오지 않을까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도연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이공계만이라도 본고사”…평준화 반대 엘리트주의

김도연 교육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고교 평준화 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본고사 허용을 주장하는 등 수월성에 치우친 교육관을 보여 왔다. 김 후보자의 견해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평준화 보완, 본고사 반대’ 방침보다도 한참 나아간 것이다.

2005∼2007년 서울대 공대 학장으로 재직한 그는 대학 입학 ‘3불 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부입학제 금지) 논란이 뜨거웠던 지난해 3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공계만이라도 본고사를 도입”하자며 ‘3불’ 폐지론에 섰다. 이명박 당선인은 “대학들이 본고사를 치르면 정부가 나설 것”이라며 본고사 부활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후보자는 학업성취도 평가 국제비교(PISA)에서 고교생들의 과학 성적 하락이 고교 평준화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12월 <매일경제>에 쓴 ‘과학 교육의 몰락은 고교 평준화 탓’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는 이공계 학생들의 실력 저하는 “오로지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교육 체계와 제도가 낳은 결과”라고 했다. 지난해 8월 <조선일보>에 쓴 시론에선 “우수 학생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만들어 교육하는 것은 당위성을 갖는다”며 현재 1500명 규모인 과학고 졸업생을 5천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율형 사립고 100곳 등 차기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그의 주장까지 현실화하면, 고교 평준화는 ‘보완’되는 게 아니라 ‘해체’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특수목적고와 일반고의 내신은 차등을 둬야 한다’, ‘쉬운 수능과 수능 등급제 때문에 공부가 지겨운 일이 됐다’고도 주장했다.


한 교육학자는 “그의 주장대로 하면 훨씬 격심한 점수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1970년대 엘리트로 자란 자신의 경험을 절대화할 뿐, 교육적 안목을 갖춘 주장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이공계 위기 원인 가운데 하나로 고교 평준화를 꼽은 것은 대단히 낮은 수준의 인식”이라며 “엘리트 중심의 교육관을 가진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남주홍 통일 담당 국무위원 후보자
“북한 붕괴가 북핵 해법”…대화 부정 대북 강경론

통일부 장관 또는 특임 장관을 맡을 남주홍(56) 국무위원 후보자는 북한과 대화를 부정하며 북한 붕괴를 주장하는 극단적인 대북 강경론자다. 이 때문에 ‘대화를 포함한 북핵 우선 해결’과 ‘북한 개방’을 기본방향으로 삼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어떻게 조율될지 주목된다.

남 후보자는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대남 공작문서’ ‘부도날 수밖에 없는 약속어음’으로 남북 합의를 전면 부정했다. 반면 이명박 당선자는 지난해 11월 “정상이 만나서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고 화해를 하는 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핵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어리석은 환상”이라고 비판하고 핵문제 근본해법을 북한 급변(체제 붕괴)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비핵 개방 3000’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개방하면 10년 안에 북한 주민 1인당 소득을 3000달러로 올리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대규모 남북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는 대북 금융제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그리고 정-경 연계식 상호주의는 대화의 중단이 아니라 협상의 다른 수단이란 주장도 폈다. 북한은 남한이 확산방지구상에 참여하면, 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 연구실장은 “남 후보자의 그동안 주장을 살펴보면, 단순한 보수가 아니라 극보수 성향”이라며 “남 내정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남북관계는 답보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 후보자는 “북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자는 것이 기본 입장이고, 남북관계 업무를 맡을 경우 이명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네오콘’(신보수파)이란 비판에 대해서는 “그런 이념적 용어를 써서는 안 된다”며 “나는 철저한 실용주의자”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 주무 장관으로 부적합한 대북강경파’란 비판에 대해서는 “답답하고 힘들다”는 심정을 밝혔다.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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