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 땅에 대한 검찰과 특검의 결론 비교
도곡동 땅 소유 ‘제3자’서 이상은씨 주장 대부분 수용
“심텍, 투자경위 확인 못해”…BBK 동영상·명함 무시 정호영 특검팀은 도곡동 땅을 제외한 나머지 의혹들에 대해 지난해 검찰 수사와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 “이상은씨 명의의 도곡동 땅은 이씨 소유” 특검팀이 이상은씨 명의의 도곡동 땅을 이씨 것으로 판단한 이유는 △현금 인출과 관련한 의문과 포스코개발의 매각 경위가 해소됐으며 △도곡동 땅 매입대금의 출처가 소명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땅을 ‘제3자’의 것으로 판단했던 검찰은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입금된 이씨의 계좌에서, 2002년 7월부터 5년 동안 다달이 현금으로 1천만~3천만원이 인출됐고 △이상은씨가 외국에 나가 있는 시기에도 현금 인출은 계속됐는데, 이씨와 재산관리인 사이에 한 차례의 통화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가장 큰 의혹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이상은씨가 평소 이병모씨 등에게 매달 3천만원씩 정기적으로 현금을 인출해 놓도록 지시했기 때문에 이병모씨가 현금을 인출할 때 굳이 이상은씨와 통화할 필요가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1995년 도곡동 땅이 포스코개발에 팔린 것은 김재정씨와 포스코 쪽의 정상적인 거래라고 판단했다. 당시 이 땅의 매매가 김재정씨와 부동산업자, 포스코 실무자 사이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흥정을 통해 원래 매매대금으로 제시됐던 265억원보다 2억원이 적은 263억원에 매도된 것도 정상적인 거래의 근거로 삼았다. “도곡동 땅 매수 이후 이 당선인의 것이라는 ‘소문’을 들었을 뿐”이라는 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의 주장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상은씨는 검찰 수사 때 제출하지 않았던 도곡동 땅 매입대금의 출처를 소명하는 자료를 특검팀에 제출했다. 도곡동 땅을 사들인 1985년 당시 경기도 이천시 영일목장에서 우유를 납품한 자료, 경기도 이천군 호법면장이 발행한 가축사육사실 확인원, 일본 모리나가사에 이상은씨가 두부를 수출했다는 확인서 등이 그것이다. 특검팀은 이들 자료를 근거로 1985년 당시 도곡동 땅 매입대금인 7억5천만원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 땅을 살 만한 충분한 여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 “심텍 투자 결정에 이 당선인도 영향”
특검팀은 비비케이에 50억원을 투자했다가 이 당선인과 김경준씨를 상대로 민·형사상 송사를 벌인 ㈜심텍의 투자 경위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비비케이가 모은 투자금 712억원 가운데 이 당선인의 권유로 이뤄진 투자액수는 장로회신학대학과 관련된 7억원에 불과하다는 검찰 수사와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특검팀은 “투자에 관여한 전세호 사장 등이 외국에 나가 있고, 관련 직원도 출석에 불응해 투자 경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검 수사에 참여한 윤석열 검사는 “씨티은행 지배인을 통해 김경준을 소개받은 심텍 쪽에서, 김경준과 사업을 한다는 이 당선인에게 ‘어떠냐’고 한 번 물어봤고, 이 당선인이 ‘괜찮다’고 말해준 것”이라며 “이 당선인의 말이 투자 결정에 작용을 했을 수는 있지만, 심텍 사장이 김경준으로부터 받은 프레젠테이션(사업설명)이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비비케이를 내가 만들었다”는 동영상에 대해 이 당선인은 지난 17일 삼청각 조사에서 “김경준과 비비케이를 홍보해주기 위한 것”으로,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가 제출한 명함은 “내가 사용하지 않은 명함”이라고 진술했다고 문강배 특검보는 전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심텍, 투자경위 확인 못해”…BBK 동영상·명함 무시 정호영 특검팀은 도곡동 땅을 제외한 나머지 의혹들에 대해 지난해 검찰 수사와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 “이상은씨 명의의 도곡동 땅은 이씨 소유” 특검팀이 이상은씨 명의의 도곡동 땅을 이씨 것으로 판단한 이유는 △현금 인출과 관련한 의문과 포스코개발의 매각 경위가 해소됐으며 △도곡동 땅 매입대금의 출처가 소명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땅을 ‘제3자’의 것으로 판단했던 검찰은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입금된 이씨의 계좌에서, 2002년 7월부터 5년 동안 다달이 현금으로 1천만~3천만원이 인출됐고 △이상은씨가 외국에 나가 있는 시기에도 현금 인출은 계속됐는데, 이씨와 재산관리인 사이에 한 차례의 통화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가장 큰 의혹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이상은씨가 평소 이병모씨 등에게 매달 3천만원씩 정기적으로 현금을 인출해 놓도록 지시했기 때문에 이병모씨가 현금을 인출할 때 굳이 이상은씨와 통화할 필요가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1995년 도곡동 땅이 포스코개발에 팔린 것은 김재정씨와 포스코 쪽의 정상적인 거래라고 판단했다. 당시 이 땅의 매매가 김재정씨와 부동산업자, 포스코 실무자 사이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흥정을 통해 원래 매매대금으로 제시됐던 265억원보다 2억원이 적은 263억원에 매도된 것도 정상적인 거래의 근거로 삼았다. “도곡동 땅 매수 이후 이 당선인의 것이라는 ‘소문’을 들었을 뿐”이라는 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의 주장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상은씨는 검찰 수사 때 제출하지 않았던 도곡동 땅 매입대금의 출처를 소명하는 자료를 특검팀에 제출했다. 도곡동 땅을 사들인 1985년 당시 경기도 이천시 영일목장에서 우유를 납품한 자료, 경기도 이천군 호법면장이 발행한 가축사육사실 확인원, 일본 모리나가사에 이상은씨가 두부를 수출했다는 확인서 등이 그것이다. 특검팀은 이들 자료를 근거로 1985년 당시 도곡동 땅 매입대금인 7억5천만원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 땅을 살 만한 충분한 여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 “심텍 투자 결정에 이 당선인도 영향”
특검팀은 비비케이에 50억원을 투자했다가 이 당선인과 김경준씨를 상대로 민·형사상 송사를 벌인 ㈜심텍의 투자 경위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비비케이가 모은 투자금 712억원 가운데 이 당선인의 권유로 이뤄진 투자액수는 장로회신학대학과 관련된 7억원에 불과하다는 검찰 수사와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특검팀은 “투자에 관여한 전세호 사장 등이 외국에 나가 있고, 관련 직원도 출석에 불응해 투자 경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검 수사에 참여한 윤석열 검사는 “씨티은행 지배인을 통해 김경준을 소개받은 심텍 쪽에서, 김경준과 사업을 한다는 이 당선인에게 ‘어떠냐’고 한 번 물어봤고, 이 당선인이 ‘괜찮다’고 말해준 것”이라며 “이 당선인의 말이 투자 결정에 작용을 했을 수는 있지만, 심텍 사장이 김경준으로부터 받은 프레젠테이션(사업설명)이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비비케이를 내가 만들었다”는 동영상에 대해 이 당선인은 지난 17일 삼청각 조사에서 “김경준과 비비케이를 홍보해주기 위한 것”으로,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가 제출한 명함은 “내가 사용하지 않은 명함”이라고 진술했다고 문강배 특검보는 전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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