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 정부 모두 인정해야”…‘역사비평’ 주장
“건국이나 분단 정부 수립이 아니라 남북 정부 수립이다.”
올해로 남과 북에 분단 정부가 들어선 지 60년이 됐다. 학계를 중심으로 지난 60년을 재조명하는 행사도 여럿 잡혀 있다.
이런 가운데 진보성향의 유력 역사 계간지 <역사비평>이 정부 수립 60년을 어떤 명칭으로 불러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잡지는 봄호 머리글에서 결론적으로 ‘남북 정부 수립’ 60년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천명했다. ‘건국’과 ‘분단 정부 수립’이란 용어 모두를 배척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10년 전에는 ‘분단 정부 수립 50년’이란 용어를 썼다.
머리글을 쓴 김성보 편집주간은 ‘건국’이란 용어는 “오직 대한민국만을 놓고 긍정적 역사로 해석하려는 자세”라고 했다. 남북한이 자신에게만 정통성이 있다고 주장하던 냉전 시기의 경직된 사고에서 한걸음도 못 나아간 자세라는 것이다.
김 주간은 ‘분단 정부 수립’이란 명칭도 분단 측면만을 과도하게 강조함으로써 남과 북이 정부와 국가로서 지니고 있는 각각의 완결성을 보지 않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부 수립 60년이란 용어는 “민족 분단으로 발생한 두 개의 정부를 실체로서 모두 인정하고 상호 이해와 공존을 추구하며 장기적으로는 수렴 통일을 지향하는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조광 한국사연구회 회장은 “당시 역사 상황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려고 한 용어”라며 긍정적 견해를 보였다. 반면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세워졌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점에서 남북 정부 수립이란 용어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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