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후보 사퇴 남주홍·박은경·이춘호…
온갖 도덕성 시비 끝에 사퇴했지만 남주홍 통일부·박은경 환경부·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는 마지막까지 ‘억울하다’는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남주홍 후보자는 27일 오후 발표한 사퇴문에서 “사유야 어떻든 모든 것은 저의 부덕이고 불찰이다”라면서도 “논란이 되었던 부동산 문제와 교육비 이중공제 건은 충분히 해명자료와 함께 소명했으나, 와전된 일방적 보도가 계속되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게 돼 심한 좌절감을 금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날 이중공제된 교육비 1500여만원을 뒤늦게 납부했다.
절대농지 불법소유와 위장전입, 3년여 동안 45차례의 부동산 거래 등 의혹이 쏟아져 사퇴한 박은경 후보자도 사퇴 성명서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부동산에 대한 언론보도가 정확하지 않았고 사실이 크게 왜곡됐다”며 “김포군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않아 농지법을 위반한 이외에는 부동산 거래에서 법을 어긴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료 시민운동가들과 대화하듯 나눈 전화 통화(‘땅을 사랑한다’는 해명)가 왜곡 보도되는 언론의 모습을 보며 제 미숙함을 알게 됐다”며 “부도덕한 부동산 투기꾼으로 매도당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직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준표 위원장에게 전화로 사퇴 사실을 알리면서도 “제주도 땅 말고는 문제가 없는 걸로 아는데, 언론이 나를 너무 비난하는 것 같아 억울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사퇴한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도 사퇴하면서 “(문제된 부동산은) 대부분 상속받았거나 세상을 떠난 남편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일생을 바르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저로서는 이런 비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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