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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블로그] 무서운 청문회, 유인촌 삥 뜯는 손봉숙

등록 2008-02-28 13:32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오늘 오전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시청했다. 아무래도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청문회 내내 140억이라는 막대한 재산의 출처에 대한 공방이 오갔고, 유인촌 후보자의 해명과 사과가 주를 이루었다. 부인 명의의 일본 국채와 같이 명쾌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여기까진 모두 예상했던 바인데, 청문회 중간에 '이건 아니다'싶은 대목이 있었다.

바로 대통합민주신당 손봉숙 의원의 질의시간. 손 의원은 연극 배우들의 열악한 환경을 예로 들며 "명예를 가지면 부를 희생하든가, 부를 가지면 명예를 희생하든가 그렇게 하는 게 저는 옳다고 보거든요. 이제 장관이라는 명예를 얻으셨습니다. 140억 자산 그러지만 실시가로 따지면 200억 가까운 재산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재산을 연극계의 발전을 위해서, 연극인들의 복지를 위해서 출연할 의사는 없으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어째 찜찜하다. 명예를 가지면 부를 희생해야 하는 건가? 부를 가지면 명예를 희생해야 하고? 그렇다면 현재 손봉숙 의원님은 무엇을 가지셨는지 모르겠다. 국회의원이라는 명예를 가지셨으니 가지고 계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고 부탁드려도 될 런지 모르겠다. 손 의원님의 논리라면 못 할 부탁도 아닌 것 같은데. 설마 국회의원 따위로는 명예를 가진 것이 아니라는 말씀은 안 하시겠죠?

물론 많이 가진 자는 적게 가진 자를 위해 베풀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말처럼 그리 쉽지 않은 것 같다. 가진 자들은 어떻게든 더 가지려고 하니 말이다. 그건 특정인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런 욕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가진 자는 베풀어야 한다는 명백히 옳은 절대 명제를 남에게 강요하긴 쉽지만 스스로 실천하기는 어렵다. 유 장관 후보자가 재산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렇다고 청문회에서 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고 강요해야 하는 걸까? 손 의원은 강요한 것이 아니라 질문한 것이라고 응수하겠지만 과연 그 자리에서 "내 돈 못 내놓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있습니다."는 유인촌 후보자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약속하셨습니다?"라고 확인사살을 가하는 우리의 손봉숙 의원님. 장하십니다. 우리는 유 후보자의 재산을 강제로 빼앗아 낸 손 의원을 자랑스러워 해야 할까요? 박수라도 보낼까요?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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