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이 대통령 ‘일말의 책임…’ 나머지는?

등록 2008-02-29 19:36

인사파문 책임인정…“현실 탓할게 아니라 개선”
‘검증시스템 미비’에 책임 넘겨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새 정부 내각의 인사 파문과 관련해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말한 것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뉘앙스로 보면, 본인의 ‘책임’에 방점이 찍혀있기 보다는 “정치적 상황에 밀렸다”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발언의 무게 중심을 ‘책임’에 두느냐, ‘일말’에 두느냐에 따라 어감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최근 인사파문 및 이로 인한 국정운영 파행과 관련해 꽤 길게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책임론을 인정하면서도 ‘일말’이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사용해 책임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을 다른 쪽에 돌리거나 억울해 하는 듯한 인식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또 “자료를 활용하지 못한 점도 있다”고 말해, 부실 검증의 책임을 노무현 정부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2만5천여명 분량의 인사파일을 정부기록보존소로 이관해, 새 정부가 이를 참고하기 힘들었다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과 궤를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또 “10년만의 정권교체로 정권이 출발함에 있어 모든 게 순조롭게 될 수는 없다는 예측을 했다”고도 말했는데, 이 역시 듣기에 따라선 이전 정부와 야당의 정치공세에 책임을 돌리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현실을 탓할 게 아니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부분도 ‘검증 시스템의 미비’를 지적한 대목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국정운영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는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국민의 목소리를 못 듣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해, 이유야 어떻든 청와대의 책임지는 자세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인사는 “‘일말의 책임’이라는 표현이 자칫 책임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대통령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게 정치적으로 쉽지 않다”며 “대통령의 말을 확대·유추 해석하지 말고, 발언 그대로 대통령이 책임을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