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조직개편에 따라 층별 부처 안내판이 바뀐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3일 오전 한 공무원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달 불이 나 복구 중인 4·5층에 대한 안내 정보는 비어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연금개혁등 현안 많은데…” 김성이 후보 업무능력, 지도력 우려 높아져
김성이 장관 후보자가 5공 정화사업 표창, 표절, 건강보험 무임승차 등으로 도덕적 논란을 빚은 데 이어 그의 자질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면서 보건복지가족부 공무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특히 ‘복지병’을 걱정하는 ‘복지부 장관’을 맞아야 하는 부처 공무원들은 곳곳에서 불만과 우려를 내놓고 있다. 연금 개혁을 비롯해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등 난마처럼 얽힌 현안이 많은데 예산 확보나 정책 추진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의 한 국장급 인사는 3일 “사회복지 쪽에서 교수로 일했는데 복지 업무는 잘 파악하고 있지 않겠느냐”면서도 “나라 전체에 영향을 주는 건강보험 재정, 국민연금 및 기초연금 문제, 새로 시작되는 노인요양보험 등 산적한 문제가 많아 이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제대로 추진되거나 시행될지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 인사청문회를 보니 한 의원이 부른다고 해서 서류 받으러 나가더라”며 “장관으로서 최소한 지도력을 발휘할지도 의심스럽긴 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청문회장에서 쩔쩔매자 “부하들이 보고 있다”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도왔던 한 공무원은 김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잇따라 뒤집은 데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후보가 ‘그렇다’고 한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장관 임명과 관련해 복지정책 전반이 퇴조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또 차관 인사까지 외부에서 오면서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이들도 많다. 점령당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복지부의 한 팀장은 “도대체 장관을 누가 추천한 것인지 궁금하다”며 “안 그래도 밀려나는 부처라는 느낌인데, 힘없는 장관이 와서 일이 제대로 될까 싶다”고 말했다. 한 사무관은 “노동이나 환경 등 비슷한 사회부처 쪽으로 옮기려는 생각을 가진 공무원도 많다”며 “게다가 근무처도 과천에서 계동 현대사옥으로 옮긴다고 하니 과천 근방에 사는 많은 공무원들이 출퇴근까지 힘들어져 더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팀장은 “청와대에서 직접 정책 방향을 조율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복지정책은 확실히 소외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성장이 있다면 소외된 구석도 늘어나게 마련인데, 사회 양극화를 풀어가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중 정세라 기자 himtrain@hani.co.kr
▶ 김성이 복지장관 후보 “신앙심 부족해 복지정책 실패” “복지병 문제”
▶ 김성이 복지 후보 딸 건강보험 ‘무임승차’
▶ 김성이 “논문 중복게재, 잘한 일 아니다”
▶ 김성이 후보, 5공때 ‘정화사업 유공’ 대통령 표창
▶ 김성이 복지장관 후보 “신앙심 부족해 복지정책 실패” “복지병 문제”
▶ 김성이 복지 후보 딸 건강보험 ‘무임승차’
▶ 김성이 “논문 중복게재, 잘한 일 아니다”
▶ 김성이 후보, 5공때 ‘정화사업 유공’ 대통령 표창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