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 “우리 이름 팔지 말라” 반발
명의 도용…“명분없는 일에 무리수” 비판 줄이어
명의 도용…“명분없는 일에 무리수” 비판 줄이어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와 관련해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지도부가 최근 “김 후보 음해를 중단하라”며 구명 운동을 펼치자, 일선 사회복지사들이 “우리 이름을 팔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회복지사협회와 일부 단체 지도부는 1568개 사회복지단체의 명의를 도용해 ‘김 장관 구하기’ 성명을 내는 황당한 행태로 물의를 빚고 있다. 김 후보는 이전에 사회복지사협회장 신분으로 이명박 캠프에 합류했다.
5일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보면, 사회복지사 회원들이 협회 지도부에 대한 ‘릴레이 탄핵’ 글을 이어가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앞서 협회는 지부장 등의 명의로 호소문을 내고 “(김 후보는) 보건복지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주장했다. 또 협회와 일부 단체는 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20만 사회복지사가 장관 임명을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돌렸다. 5일엔 1568개 사회복지단체 명의로 김 후보 지지 성명을 냈다. 강세종 협회 기획홍보국장은 “국가복지포털을 보니 복지부 관련 단체가 1568개로 추산되길래 그렇게 명의를 썼고, 앞으로 전화를 해서 동의를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선 회원들은 김 후보를 옹호하는 ‘20만 사회복지사’에서 “나는 빼달라”며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김태완 사회복지사는 ‘김성이 일병 구하다 우리 다 죽겠네’라는 글을 통해 “라이언 일병은 구할 명분이라도 있었지, 지금은 명분도 없는 일에 협회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특정 부문과 개신교에만 지나치게 쏠려 있어, 이해관계가 뒤얽힌 정책 조율자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수 기독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맹의 뿌리가 된 영락교회 집사인 김 후보는 사회복지를 통해 복음화를 추진하는 ‘실로암 모델’에 대한 연구서를 공저로 내놓기도 했다. 김 후보는 2004년 4월 총선 당시 개신교 계열의 사회복지 인사들을 중심으로 창당한 ‘국민복지당’의 대표로 총선 출마를 선언한 적도 있다. 당시 창당 과정을 함께한 윤길차 전 기독민주복지당 사무총장은 “김 후보가 사회복지사의 정치세력화를 원해 의견이 맞았다”며 “국민복지당은 나중에 정치권 복음화를 추진하는 한국기독당과 합당해 기독민주복지당이 됐다”고 설명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김 후보가 ‘신앙심이 부족해 복지정책이 실패했다’는 신문 기고로 자질 시비에 휘말리자 사퇴 촉구 성명을 냈다. 김 후보는 또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서울복지재단 대표로 임명됐을 때 반대 투쟁에 나서는 등 가정학 전공자들과 수차례 영역 분쟁을 벌인 이력도 있다. 정세라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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