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도…“97년 ‘공표 금지’ 어기고 미 대사에 판세 전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997년 대선 직전, 대선 판세 여론조사 내용을 주한 미 대사에게 유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최 후보자는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의 회장이었다.
〈한국방송〉은 97년 12월15일 주한 미 대사관이 미국 국무부로 보낸 3급 비밀문서를 인용해 이런 내용을 5일 보도했다. 이 문서에는 보스워스 당시 주한 미 대사가 대선 일주일 전인 97년 12월12일 최시중 당시 한국갤럽 회장과 몇몇 언론인 등과 오찬을 하면서 나눈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보스워스 전 대사는, 최 회장이 오찬 이틀 전인 12월10일 실시한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10%포인트 가량의 차이로 이기고 있다고 전했다고 기록했다.
당시는 공직선거법에 의해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때여서 최 후보자가 여론조사 내용을 외부에 알려준 것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최 후보자 쪽은 “말도 안 되는 음해”라고 반박했다. 최 후보자 쪽은 “평소 다른 언론인들과 함께 종종 주한 외교사절들을 만나 한국 사회와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10년도 더 지난 일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에 한 여론조사와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일반적인 수준에서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