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대표, 호남 5곳 요구 끝내 못이뤄
공동대표 영향력 큰 비례대표 갈등 예고
공동대표 영향력 큰 비례대표 갈등 예고
“이제부터 본게임이 시작됐다.”
통합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최근 당의 전략공천과 비례대표 공천 문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지역구 공천 작업이 거의 마무리 되면서, 이제 비례대표를 놓고 당 지도부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간의 ‘제2라운드’가 준비돼있다는 것이다.
‘제1라운드’인 지역구 공천 싸움에서는 박상천 대표가 판정패 했다고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호남 지역 5곳을 자신의 몫으로 전략공천을 요구했지만, 박 위원장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선 지역도 아니면서 후보 확정을 미뤘던 전남 담양·곡성·구례에 대해서도 박 대표 쪽은 ‘전략공천 요구’를 철회하기로 했다. 박 대표의 측근 인사는 16일 “김효석 원내대표가 광주 출마 의사를 나타내, 그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하자고 했던 것”이라며 “더 이상 박 대표가 주장하는 전략공천 지역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민주당 공천 당규를 보면 ‘비례대표 후보자 심사위원회’는 박재승 위원장이 위원장을 겸하게 돼있지만, 12명의 위원은 최고위의 심의를 거쳐 공동대표가 임명하도록 돼있다. 7명의 외부위원이 똘똘 뭉쳐 ‘쇄신’을 밀어붙였던 지역구 심사와 달리, 공동대표의 영향력이 상당히 작용할 수 있는 구조다. 또 당선 가능한 상위 30% 순번은 박 위원장과 두 공동대표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돼있다. “비례대표도 계파공천은 안된다”고 공언해 온 박 위원장과의 갈등이 예견된다.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이번 ‘전략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비례대표 공천을 앞둔 전주곡으로 볼 수 있다. 비례대표 추천 과정에서는 더 큰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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