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군, 행사 전부터 “1천여명 몰려” 과장…실제론 200여명만 자리지켜
대운하 건설 반대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19일 경기도 여주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관제성’ 대운하 사업 지지 결의대회가 열렸다. 더구나 경기도와 여주군은 이 행사가 열리기도 전에 규모나 열기를 과장하는 내용의 홍보를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주 한반도 대운하 추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경기 여주군민회관에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 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여주군은 “최근 대운하 건설 반대 여론이 확산하자 대운하 주변 지역인 여주군에서 범국민적 찬성여론을 일으키기 위해 대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여주군은 이 행사가 열리기 전 “1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여주군수 외에 광주시장과 양평군수에게도 초청장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도 행사 전인 이날 오전 “이날 결의대회는 애초 초청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려들어 이 일대에서 극심한 교통 정체와 혼란을 빚었고, 대회장 안 자리가 모자라 의자를 긴급히 추가 배치했으나, 일부는 서서 대회 끝까지 강의를 청취하는 등 성황 속에서 끝나 한반도 대운하가 얼마나 지역의 큰 관심사인지를 상기시켰다”는 내용의 홍보자료를 뿌렸다.
하지만 정작 이날 결의대회에는 여주군 예상 인원의 절반도 안 되고, 좌석 수(470석)도 채우지 못한 4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장 주변에 교통 혼잡도 일어나지 않았다. 결의대회 1부 행사가 끝나고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이었던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의 한반도 대운하 관련 강연이 시작될 무렵엔 200여명이 더 빠져나가 220명만이 썰렁하게 자리를 지켰다. 이날 행사에 초청했다고 밝힌 광주시장과 양평군수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결의대회 관계자는 “애초 공무원들도 많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에 저촉된다고 해 참석하지 못하는 바람에 수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여주/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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