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국민에 이해시켜” 자평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백서가 <성공 그리고 나눔>이란 제목으로 13일 발간됐다. 백서에는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과 ‘한반도 대운하 사업’ 논란을 다소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점이 눈에 띈다.
백서는 ‘영어 공교육 정책’의 혼란에 대해 “‘영어 잘하면 군대 안 간다’, ‘실력 미달 영어교사 삼진 아웃제’ 등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이 그대로 보도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당시 취재경쟁 속에서 오보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 타당한 지적이긴 하다.
그러나 ‘영어 공교육 정책’의 가장 큰 혼란은 일반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몰입교육’ 시행 여부였고, 그 시발점은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정식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후 며칠 동안 뚜렷한 해명을 않던 인수위는 ‘몰입교육’ 반대 여론이 비등해지자, “영어 몰입교육을 추진하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백서는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백서는 또 1월30일 ‘영어 공교육’ 공청회에 대해 “당사자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었고, 혼란도 상당히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시 이 공청회는 찬성론자들로만 구성돼 ‘그들만의 공청회’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공청회 말미에 나온 이 위원장의 ‘오륀지’ 발언으로, ‘영어 공교육 정책’ 비판여론이 확산됐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백서는 이에 대한 평가가 달랐다.
백서는 한반도 대운하 논란에 대해서도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문제점과 반대 의견, 국민여론 등을 수렴했다”, “지적된 사안에 관해 어느 정도 국민들을 이해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운하 반대 여론은 인수위 당시보다 훨씬 높아진 상태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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