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소유인 경기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617-2, 3 건물과 땅(동그라미 안). 바로 옆으로 서울~용인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있다. 성남/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거래때만 주소 이전 위장전입 의혹…곽 수석 “증여 받은 것”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소유의 경기 성남 금토동 일대 밭과 임야 1만여㎡는, 판교 새도시 예정지 바로 위에 있는 ‘금싸라기’ 땅이다. 이 일대에서 도로공사를 하는 최아무개 현장 소장은 24일 “여기는 판교 쪽에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라며 “주택 터로는 이 근처에 이렇게 넓은 땅이 없다”고 말했다. 현지의 부동산 업자들도 “1980년대부터 투기바람이 일어, 지금도 농지 매입 문의가 줄을 잇는다”고 전했다.
곽 수석이 83년 사들인 이 땅은 위장전입을 통한 불법 매입 의혹이 일고 있다. 이 땅의 등기부등본에는 땅을 산 83년 곽 수석의 주소지가 성남시 금토동 617-2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이듬해 곽 수석은 원래 주소지인 서울 신사동으로 주민등록을 다시 옮겼다. 당시 곽 수석은 고려대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그러나 60년 넘게 이 마을에 사는 한 주민은 “25년 전이면 여기에 도로도 없을 때다. 우리 마을에 대학생이 들어와 살았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외지인의 농지 매입을 사실상 금지한 ‘통작거리’ 제한 규정을 피해 위장전입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곽 수석 부친이 주말농장용으로 쓰려고 곽 수석 이름으로 구입한 것”이라면서도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피했다.
금토동 일대 땅값은 분당, 판교 새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널뛰기’를 했다. 이곳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유용훈씨는 “정보가 빠른 사람들은 80년대 초반부터이 지역 땅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이 일대는 아직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있지만, 현재 평당 가격이 70만원에 이른다고 부동산 업자들은 전했다. 금토동에서 꽃농사를 짓는 박아무개(47)씨는 “83년에 이 땅을 샀으면 평당 1만원도 안 됐을 것”이라며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마을 입구 땅은 현재 평당 400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곽 수석이 신고한 재산가액은 금토동 땅 등 부동산 78억원을 포함해 모두 110여억원에 이른다. 본인과 배우자, 장·차남 명의의 예금 자산 28억여원에, 골프장과 헬스클럽 회원권 5억원도 신고했다. 곽 수석은 보유 중인 부동산 대부분이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부친한테서 “증여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매입 부동산은 모두 세금을 정상 납부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성남/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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