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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4·30 재보선 현장 충남 아산 르포

등록 2005-04-22 19:48

 22일 오후 충남 아산시 송학면 역촌리 마을회관 선거벽보 앞에서 노인들이 한가롭게 앉아있다. 아산/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22일 오후 충남 아산시 송학면 역촌리 마을회관 선거벽보 앞에서 노인들이 한가롭게 앉아있다. 아산/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뽑아봤자 중도하차” ‘냉소’ 뒷편에

“이번만은 제대로…” ‘열망’ 이 꿈틀

“후보가 몇명 나왔냐고요? 투표 날짜가 몇일인지도 관심 없는데, 뭘…”

21일 오전, 충남 아산 온천동의 아산시장. 장사 준비를 하던 한 상인은 재선거 얘기를 꺼내는 기자에게, 말도 붙이지 말라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떡집을 하는 김아무개(60)씨는 “후보가 네명인가 다섯명 나온 걸로 안다”고 말했고, 앞집 정육점의 이아무개(41)씨는 6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의 이름만 정확히 댔다.

아산은 후보 공천과 등록 과정에서 일어난 열린우리당의 혼란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외곽지역인 탕정면에 산다는 자영업자 조중식씨는 “뽑아 놓아도 제대로 임기를 채우는 사람이 없으니…. 이제 (선거에) 지쳤다”고 말했다. 2002년 이길영 전 시장, 2003년 원철희 전 의원, 올해 복기왕 전 의원 등 선출직 인사들이 잇따라 비리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중도하차한 ‘경험’ 탓이다.

열린우리당 후보가 자민련 출신인 이명수 전 충남부지사에서 등록 직전에 임좌순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으로 바뀌고, 그에 따라 원철희 전 의원이 자민련 후보로 급히 나서고, 열린우리당 공천에 탈락한 서용석씨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어수선한 과정에서 정치 불신은 더 커진 듯 했다.

도고온천이 있는 도고면 기곡리에서 만난 한 주민(56)은 “지난해 총선 때는 열린우리당 후보를 찍었지만 이번 일로 실망했다”며 “안 나온다고 해놓고 나온 원철희씨는 뭐고,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온다던 서용석씨는 또 뭐냐”고 말했다.

주민들의 냉소와 불신은 ‘제대로 된 인물’에 대한 열망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주민들은 “지난 2003년 행정구역상 아산에 위치한 고속철도 역 이름이 ‘천안아산역’으로 결정된 것은 당시 원철희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지역민의 목소리를 내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택시 운전사인 채수완(54)씨는 “인접한 천안에 비해 아산의 발전이 더딘 것은 아산에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번엔 제대로 뽑아야 하는데 마땅한 인재가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거 결과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임 후보는 당 지지도는 앞서지만 개인 인지도가 낮고, 한나라당의 이진구 후보는 당 지지도에선 밀리지만 개인 인지도에서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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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쪽은 “지난 20∼21일 박근혜 대표가 다녀간 뒤 이진구 후보가 임좌순 열린우리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더 벌렸다”며 “충청권에서 한 석을 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남은 일주일은 임좌순 후보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결국은 임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말한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엘시디 공장 등 대규모 공장을 끼고 있는 지역 특성상, 김영환 민주노동당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인주면 대음리에서 만난 주부 안선희(37)씨는 “노동자의 아내로서 당연히 민주노동당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철희 자민련 후보의 경우, 농협중앙회장 시절의 인맥과 높은 인지도를 활용해 당선을 노리고 있다. 한편, 중앙 정치무대에서 관심의 대상인 ‘중부권 신당’은 이 곳에선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지역민들한테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90%는 당선됐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신당의 핵심으로 꼽혔던 이명수씨가 열린우리당으로 가면서 완전히 맥이 빠진 탓이다.

한 유권자는 “(신당의 주축인) 심대평 충남지사는 천안아산역의 이름을 결정할 때 천안 편을 들어준 전력 때문에 여기선 힘을 못 쓴다”고 말했다.

아산/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영천이 뜨겁다

한나라 텃밭 여당 후보 선전에
문의장·박대표 출격 ‘주말 대회전’

여야 각 당의 지도부가 4·30 재보선의 승리에 그야말로 ‘올 인’하고 있다. 당 대표의 입에서 “2007년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여서, 과열 양상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다.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22일 재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경북 영천에 동시 ‘출격’했다. 문 의장은 이날 아예 정동윤 당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상임중앙위원회를 열었다. 염동연·장영달·유시민·김혁규 상임중앙위원은 물론이고, 김덕규 국회부의장과 원혜영 정책위의장까지 회의 참석을 위해 새벽기차를 탔다.

문 의장은 한나라당의 절대 강세지역인 영천에서 정동윤 후보가 앞서가는 상황이 지속되자, ‘여대야소’ 구도의 재탈환에 희망을 걸고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회의에서 “집권여당의 최고 지도부 회의를 영천에서 여는 것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박 대표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공식유세 첫날인 지난 17일 ‘안방 사수’를 내걸고 제일 먼저 영천을 찾았던 그는 정희수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영천발전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날 대책회의에서 김무성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이 총출동해서 당선될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표는 주말인 23일 오전 장날 유세를 위해 서울로 돌아오지 않고 영천시내 민박집에 짐을 풀었다.

그는 특히 이날 “이번 재선거는 2007년 대선의 시작”이라며 “2007년에는 정권을 반드시 되찾아 와서 영천 시민들께 보답하겠다”고 대선까지 거론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목포시장 선거에,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표가 밀집된 성남 중원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익림, 영천/이지은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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