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부, 6·15 계승 선언해야”

김대중 전 대통령이 10일 오후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가 연 초청강연회에 참석하려고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6·15실천남측위’ 초청 연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오래가면 북한이 통미봉남 정책을 진전시켜 사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남쪽이 남북대화 재개 결단을 하루빨리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10일 오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초청 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6·15와 10·4 선언 계승을 선언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쌀과 비료의 제공을 천명하는 것이 남북관계를 다시 우호적 협력관계로 되돌리는 최선의 길”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이런 결단을 내리면 남북대화가 풀리고 상호 교류 협력의 시대가 촉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대통령은 “6·15 공동선언은 남북 정상이 공동으로 서명한 최초의 문서로, 북한 입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문서를 소홀히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대통령이 6·15와 10·4 선언을 계승한 뒤 첨가하거나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 부시 정권이 임기 말에 쫓겨 북핵 문제 해결을 서두르고 일본도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어, 잘못하면 남쪽만 소외되는 통미봉남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6자가 참가하는 한반도 정치게임의 와중에 있다. 잘하면 우리는 6자에 의한 동북아 안보체제의 실현 속에 평화와 안정을 누릴 수 있으나 잘못하면 강대국의 파워게임에 휘둘려서 영원한 분단과 민족간 상극의 시대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쪽이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것은 북한과의 신뢰와 협력의 체제를 굳건히 유지하는 데 있으며, 이를 위해 남북의 이익이 일치하고 공동 승리의 미래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문제를 푸는 데는 화해와 협력을 통해 공동 승리하는 햇볕정책 외에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권혁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