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듀크대 초청교수·중 칭화대 연수 계획
정동영 전 대통령 후보가 2일 미국으로 떠났다. 정 전 후보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에서 6개월 동안 초청교수 자격으로 머물고, 그 뒤에는 중국 칭화대에서 연수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자신의 전공 분야인 통일·외교·안보 등을 주제로 연구작업과 강의를 병행할 것이라고 한다.
정 전 후보는 ‘전례’와 달리 대선 패배 뒤 비교적 왕성한 정치 활동을 보여줬지만 시련만 더해졌다. 올해 2월에는 ‘묵언수행’을 깨고 지지자들과 산행을 하면서 ‘신당 추진’을 논의했으나 실행되지 않았다. 4월에는 ‘체급’을 낮춰 총선에 출마했으나 정몽준 후보에게 패배했다. 그 뒤에는 비비케이(BBK) 관련 고소·고발 건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하면서 그의 유학 일정이 확정될 수 있었다.
정 전 후보는 이날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쇠고기 정국을 거론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정부도 성공하고 국민도 승리해야 한다. 작년 선거에서 실패한 것이 저만의 실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국민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서 많이 생각하고 공부하고 제 나름대로 그림을 열심히 그려보겠다”고 덧붙였다. 정 전 후보의 한 측근은 “향후 정치 일정에서 ‘조연’으로라도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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