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대의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한나라라 전대 참석…박근혜쪽에 화합 당부도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파문으로 한동안 자제했던 외부 행보를 활발히 재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외부 활동을 극도로 자제했던 이 대통령은 3일 하룻동안 △제1회 지역투자 박람회(오전 10시30분, 코엑스) △한나라당 전당대회(오후 1시25분, 올림픽 체조경기장) △여성주간 기념식(오후 2시30분) △국제로타리 회장단 접견(오후 4시30분) 등 외부 행사 3건을 포함해 모두 4건의 일정을 숨가쁘게 치러냈다.
취임 뒤 처음으로 당 행사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전당대회 축사를 통해 “평화적 집회를 통한 국민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겠다. 그러나 이를 구실로 한 불법 폭력시위는 국민들이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여러분들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으셨느냐. (그런데도) 힘 내시라고 제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여성 당원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해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선·총선 과정에서 서운한 일이 있더라도 모두 잊고 새출발하자”며 박근혜 전 대표 쪽을 향해 화합을 당부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을 놓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으나, 역대 대통령이 여당의 전당대회에 참석한 전례가 있고, 여권 내부결속을 다질 기회라는 점도 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지역투자박람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촛불집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은근히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핫라인을 통해 (외국 경제인들로부터) ‘한국에 가도 괜찮으냐’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호텔이 서울 중심에 있는데 그 사람들이 보면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촛불집회에 대한 외국인들의 부정적 시각을 전한 것으로, 여기에는 촛불집회가 경제 살리기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 대통령의 인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도 “이제는 경제로, 경제 살리기를 위한 횃불을 높이 들 때”라며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해 사실상 촛불집회의 마무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권태호 조혜정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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