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허위·경력 위조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은 비례대표 2번 이한정 당선자 공천과 관련, “잘 모르는 일이며 그 분 공천에 대해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문 대표는 “당 대표로서 책임은 다 하겠다”고 말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검찰 공소장 “직접 이한정씨에 요구” 기존 해명과 배치
창조한국당에 ‘공천 헌금’을 제공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한정 의원(구속 중)의 공소장에서, 문국현 대표가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공천 헌금 6억원을 낸 혐의(선거법 위반)로 17일 추가 기소된 이 의원의 공소장을 보면, 문 대표는 비례대표 등록 마감 이틀 전인 지난 3월24일 서울 역삼동의 한 호텔에서 이아무개 당 재정국장 등과 함께 이 의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이 의원에게 “비례대표 2번을 주겠으니 나를 도와달라”고 하고 자리를 떴고, 이 국장은 이 의원에게 “당의 대선 빚이 7억원이다. 비례대표 3번이 5억원을 냈으니 이 후보는 최소한 5억5천만원은 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부’를 요구했다. 문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자 등록이 이뤄진 다음날인 27일 이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당 재정이 어렵다. 이 후보께서 당에 재정적으로 도움을 달라”고 했고, 이 의원은 돈을 입금했다. 이를 보고 받은 문 대표는 29일 다시 이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입금 사실을 들었다. 정말 고맙다”라고 인사를 했다는 게 공소장의 내용이다.
검찰의 수사 내용은 그동안 문 대표의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문 대표는 그동안 ‘이한정씨가 수억원의 당채를 매입한 사실을 몰랐냐’는 질문에 “그렇다. 당 대표가 그런 것까지 알면 은평 선거 같은 건 치를 방법이 없다”며 부인했다.
김석수 창조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문 대표가 이한정 의원에게 재정적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