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 갈등 언급하며 유보
이명박 대통령이 개성공단 내 북한 노동자 숙소 건설과 관련해 노동자들의 집단화에 따른 갈등을 우려하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개성공단에 숙소를 지어달라’는 기업인의 요청에 대해 “수만명이 입주하는 기숙사를 지을 경우 어떤 일이 생길지 잘 판단해야 한다면서 근로자들의 집단화로 노사갈등과 체제간(남북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또 과거 한 현대 계열회사의 공장 옆에 사옥을 지었을 때도 유사한 문제가 있어 사옥에 일반인들도 입주토록 했던 사례를 소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개성공단 기숙사 건설에 부정적인 뜻을 밝힌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여러가지 사항도 고려해 봐야 한다는 뜻”이라며 “꼭 기숙사만 대안이냐, 통근버스로 근로자들을 실어 나르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지난해 12월 북한 노동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1만5천명 수용 규모의 개성공단 근로자 숙소를 건설키로 하고 2008년 초 부지 측량 및 지질조사를 거쳐 상반기 중 착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남북협력기금에 숙소 건립 비용으로 1100억원이 책정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으면서 집행이 보류된 상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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