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끼리 불통? ‘엇박자 브리핑’
대북특사 문제와 어청수 경찰청장 거취 등을 두고 시각차를 드러냈던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6주만에 청와대에서 만나 당청소통과 화합을 다짐했다. 반면, ‘당청의 입’인 이동관 청와대,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회동 내용을 엇갈리게 브리핑하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이동관 대변인은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이 ‘임기중 무주택자를 없애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홍준표 원내대표의 진퇴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은 ‘한나라당에는 계파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명진 대변인은 국회기자실에서 “이 대통령은 그런 말씀을 하지 않았다”고 이 대변인 발표를 부인했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과 브리핑 내용이 다르다”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절대 없었다. 임기중 무주택자를 없앤다는 발언이 말이 되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브리핑 혼선에 청와대는 당혹감을 드러냈다. 청와대 대변인실 관계자는 “회동 뒤 두 대변인이 맹형규 정무수석이 동석한 가운데 브리핑 내용을 조율했다”며 “차 대변인의 발언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냉담한 반응에 차 대변인은 이날 오후 해명 회견을 열어 “시간이 부족했던 관계로 당청이 엄밀하게 브리핑 내용을 맞추지 못하면서 청와대와 당의 브리핑에 뉘앙스가 달라졌다”며 “세세한 부분까지 미처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를 두고 여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하고 싶어하는 청와대 대변인과, ‘박 대표 중심의 당 운영’을 부각시키기려는 당 대변인의 시각차가 ‘엇박자 브리핑’으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신승근 황준범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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