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절규 외면…유권자표 의식” 질타
김 지사 “경기도 규제는 공산당보다 못해”
김 지사 “경기도 규제는 공산당보다 못해”
행안위, 경기도 국감
“국가적 위기의 타파는 수도권 규제 완화다.” “도정부터 똑바로 해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14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가 쟁점사항으로 떠올랐다. 수도권 규제 완화를 주장하며 ‘공산당보다 더한 규제’, ‘배은망덕한 정권’ 등의 거친 표현을 해온 김문수 경기지사를 의원들이 여야 구분 없이 집중 질타했으나, 김 지사는 이에 질세라 조목조목 반박하며 맞섰다.
권경석 한나라당 의원은 먼저 “수도권은 비만증에 걸린 반면 지방은 영양실조에 놓여 있다”며 “돈과 사람, 정보 관리 기능이 수도권으로 빨려드는 블랙홀에서 김 지사가 주장하는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 이야기는 ‘연목구어’에 불과하고, 피맺힌 지방의 절규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기 민주당 의원은 “김 지사의 수도권 규제 철폐 선동으로 국론이 분열됐고, 이는 여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유권자를 의식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은 아직도 경기도에서 유통 중인 멜라민이 든 제품을 들어 보이며 “상수도 일급수량과 하수도 보급률 등이 전국 최하위인 상태에서 대권을 의식한 김 지사의 행보로 부작용과 피해가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갑윤 한나라당 의원은 “김 지사의 정제되지 못한 발언은 새 정부 출범 뒤 국정운영의 난맥상으로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는 데 일조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규제 강화를, 도지사가 되어서는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김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또 어떻게 변할지 국민들이 궁금해한다”며 정체성을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소속의 안경률 의원도 “공산당이나 히틀러보다도 못하다는 식의 정제되지 못한 발언들이 일반 국민들 눈에는 엄청난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 정부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우려했다.
최규식 민주당 의원은 “김 지사의 세련되지 못한 말이 다른 지방민을 자극하고 여권내 갈등을 증폭하는 것도 문제지만, 오히려 김 지사의 이러한 독선과 오만으로 경기도가 비수도권 지역에서 왕따를 당하는 등 규제 완화를 바라는 수도권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도 여야 의원들의 공세에 물러나지 않았다. 김 지사는 “수도권 규제는 국가 성장동력 저하의 핵심이고 하향 평준화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특히 지난 8월6일 ‘이명박 정부가 중국 공산당보다 못하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공산당은 수도권 규제가 없다”며 “경기도 규제는 공산당보다 못한 점이 많이 있다. 지금도 국가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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