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식(사진)
YS-이회창 악연 전말 담겨
정일권 전 국회의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 거물 정치인들의 비서실장을 5차례 지낸 신경식(사진) 전 의원이 27일 정계 비화를 엮은 회고록 <7부 능선엔 적이 없다>(동아일보사 펴냄)를 펴냈다.
이 책에는 군사정권 시절 정치부 기자를 거쳐 13·14·15·16대 의원으로 활동한 신 전 의원이 지난 30여년 동안 묻어온 정치권의 크고 작은 뒷얘기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의 ‘악연’의 전말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 직후 이 총재가 당시 황인성 총리의 후임으로 오면서 ‘악연’이 시작됐다. 초반의 갈등은 이 총리가 김 대통령과 독대한 장관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자신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하면서 빚어졌다. 안기부장의 정세보고는 대통령이 단독으로 받는 것이 관례였는데, 대통령이 외유중일 때 총리가 안기부장에게 업무보고를 요구했다. 귀국 후 이를 전해들은 김 대통령이 권한을 침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몹시 불쾌해했다. 특히, 김 대통령이 통일안보조정회의체를 만들도록 지시하자 이 총리가 ‘통일안보조정회의에 상정되는 안건은 총리의 승인을 받도록 하라’고 지시해 둘 사이는 결국 파국을 맞게 됐다. 김 대통령이 이 총리를 불러 당장 사표를 내라고 호통을 쳤고, 청와대에서 경질을 발표하기 전 이 총리가 사표 제출 사실을 먼저 언론에 밝혔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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