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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근혜 굳히기’에 잠재적 후보들 “나도 있소”

등록 2005-05-09 15:17

3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가 강재섭 원내대표와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3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가 강재섭 원내대표와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고건, 이회창, 이명박, 손학규 눈에 띄는 대권 행보

고건, 이회창, 손학규, 이명박 등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최근 잇따라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고건 전 총리는 미니홈피를 개설해 넷심 붙잡기에 나섰고 이회창 전 총재는 팬클럽들이 정계 복귀에 바람잡이 역할을 하면서 여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명박 시장은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에둘러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정부의 수도권 대책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독자적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박 대표 “이대로 2007년까지~”에 잠룡들 긴장했나

잠재적 후보들의 움직임은 지난 4·30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대권후보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입지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

박 대표는 지난 3일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기대에 부응해, 2007년 대선에서 이겨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며, 기자들에게 “대선에서 이기면 ‘뻑적지근하게’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후보로 나서겠다는 명시적인 표현만 없었을 뿐,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박 대표는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하나하나 지켜가면 2007년까지 이번 재보선에서 드러난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보궐선거 승리로 지도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았고 행정수도를 놓고 분란을 겪었던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 체제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이는 박 대표가 차기 대권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박 대표와 경쟁하는 ‘잠룡’들이 조바심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야권 대선 후보군의 최근 행보를 간략히 정리했다.

고건 전총리, 미니홈피·젊은층 향해 ‘레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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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저의 생각을 쓰는 곳입니다. 마음의 연필을 사각사각 깎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무한한 노트를 앞에 두니 마음이 벌써부터 설레는 군요.”(고건 미니홈피 게시판 첫 글)

최근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부동의 1위 고건 전 총리다. 그 동안 대권과 관련한 정치 행보를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던 고건 전 총리가 미니홈피(cyworld.nate.com/letsgo)에 누리꾼을 상대로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레츠 고’라고 붙인 미니홈피 주소부터 예사롭지 않다. 고 전 총리의 측근은 8일 “주소를 ‘레츠 고’로 한 것은 한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고건과 함께 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대선 도전을 모색하고 있다는 세간의 관측을 애써 부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7일 만들어진 고 전 총리의 미니홈피에는 8일 오전에만 3500여명이 방문했고 1촌 신청자만 160여명을 넘어 지지도 1위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고 전 총리는 온라인 밖에서도 젊은층과의 접촉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총장을 지냈던 명지대 학생 10여명을 호프집으로 초청했고, 지난 5일에도 이화여대 총학생회 간부들과 호프집 미팅을 했다. 조만간 서울대 학보 기자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고 전 총리는 국외 활동에도 분주하다. 지난 3월 미국 방문에 이어, 오는 11일 시러큐스대 이사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고 다음달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경제 대논단’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물밑에서 꿈틀거리던 ‘고건 대망론’이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읽힌다.

이회창, 창사랑 정계복귀 바람잡기… 대선 자문그룹과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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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대선에서 낙선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이회창 총재도 지난 6일 2002년 대선후보 당시 교수·기업인 자문그룹인 ‘북악포럼’ 회원들과 오찬회동을 가졌다. 이 전 총재의 핵심 측근은 8일 “(오찬회동에서) 정치분야에 대해서는 이 전 총재가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가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옛 자문그룹 사람들을 처음으로 만났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결코 가볍게 볼 것이 아니라는 관측이다.

최근 이 전 총재의 핵심 측근인 공성진 의원은 “2007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가 큰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특히, 열성적인 이 전 총재의 지지그룹인 ‘창사랑’이 정계복귀의 바람잡이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고 있다.

창사랑은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를 지지한 인터넷 동호회로 출발해 여전히 전국회원 2만5천명을 거느리고 있을 정도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창사랑은 지난달 대구 출신인 전 한나라당 의원 백승홍씨를 대표로 뽑아 조직정비에 나서고 창의 정계복귀를 위한 행보에 나섰다.

창사랑은 7일 대구에서 회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대회를 열어,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백승홍 대표는 전국대회 취임사에서 “ 말없는 대다수 국민은 이회창님이 칩거생활을 청산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부칠 것을 갈망하고 있다”며 “이회창 개인의 영달과 출세를 위해서가 아니고 오직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이회창님의 현실(정치) 참여가 절실히 요청된다”고 말했다. 창사랑은 결의문을 통해 “이회창님은 지난 대선에서 1천만표 이상으로 지지해준 국민에게 보답하기 위해 칩거생활에서 벗어나 국익을 우선하는 역할을 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명박 “다음 시장 출마않겠다” 대선출마 강력 시사

%%990004%%이명박 서울시장은 “다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언해 대선출마를 에둘러 표시했다. 이 시장은 6일 오전 ‘CBS 뉴스레이다’와의 대담에서 “내가 처음 서울시장 출마를 할 때 한번만 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대권 도전에 대해 “그런 이야기는 아직 빠르다”며 “남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후에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국민들 앞에 밝혀야 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은 양윤재 서울시 부시장이 청계천 개발사업의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이 사건과 연관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이 시장이 이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 시장이 대권으로 가는 길이 가시밭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이 “이명박 시장 띄워주기 결과가 된다”는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하늘은 이명박 시장편인가?’라는 글을 올려 “이 시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사태의 발생 가능성을 예상해왔다”며 “결국 역풍으로 돌아가 결과적으로 이 시장만 또 한 번 띄워주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이 대선출마를 간접적으로 시인한 가운데 터진 ‘양윤재 뇌물사건’이 정 의원의 주장대로 마무리된다면 대권후보로서 그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손학규, 총리 주재 회의 박차고 나와…이미지 구축 나서나

%%990005%%손학규 경기도지사도 수도권 대책을 놓고 중앙정부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로, 독자적 이미지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다.

손 지사는 지난 7일 이해찬 총리가 주재한 정부중앙청사에서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 자리에서 수도권에 공장을 증설 허용문제를 놓고 정부쪽과 마찰을 빚다가 회의도중 퇴장하는 초강경수를 던졌다. 손 지사는 8일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국제 사기꾼이 되느니 차라리 범법자가 되겠다”며 수도권 규제 방침을 밝힌 정부를 맹비난했다. 손 지사의 발언은 경기 화성장안산업단지 등에 외자유치를 끌어냈으나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위법 시비에 휘말려 있고, 국내 첨단기업도 수도권 투자를 주저하는 상황을 빗댄 것이다.

손 지사가 정부를 상대로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행정부처 이전과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해당 지자체의 이해를 대변한 것으로 읽힐 수도 있으나 총리 주재의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뒤 언론을 상대로 홍보전을 펼치는 것은 대권후보로서 이미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평소 손 지사는 당안팎에서 대권후보로서 자질은 있으나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식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기 대선을 2년7개월 앞둔 시점이고, 노무현 정부가 이제 막 집권의 중반기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군들이 대선게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더욱이 대권 후보들이 정당내 힘의 역관계 속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정치적 혼란만을 부추길 뿐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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