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계획없다”는 말 하룻만에 뒤집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토해양부의 서울 강남·서초·송파 3구 주택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 요청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전날 김동수 재정부 1차관이 “현 단계에서는 (투기지역 지정을) 해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부동산 투기를 걱정해야 할 때가 아니라 자산 디플레(가격하락)를 걱정해야 할 때”라며 “얼마 전 국토부 장관에게 관련 대책을 책임지고 만들어 보라고 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말은 최근의 경색된 부동산 시장을 풀기 위해 국토부가 가능한 모든 대책을 만들어 보라는 뜻이며 재정부는 이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는 국토해양부가 17일 서울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이 강 장관과 사전 교감을 갖고 한 것임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국토부 발표에 대해 김동수 차관은 “서울 강남 3구는 그동안 많이 올랐고 다른 주택 가격 상승의 주도적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투기지구 등 관련 규제를 해제하는 문제를 좀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현 단계에서 해제할 계획이 없다”고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재정부도 공식 해명 자료를 내고 “(투기지역 해제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차관 및 재정부의 공식 견해과 장관의 말이 이렇게 엇갈린 데 대해 강 장관은 “내가 해외출장을 다니는 등 워낙 바빠 실무자들과 의사소통을 제때 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