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인사폭 커질 것”
정부 각 부처 1급 공무원들의 일괄사표 제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정부로서는 처음으로 서울시가 고위직 공무원들에게 무더기 명예퇴직을 권고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연말 3급 이상 국장급 정기인사를 앞두고 1·2급 고위 공무원 6명에게 명예퇴직을 권고했거나 명예퇴직 의사를 물었다”고 24일 밝혔다. 이 가운데는 1952년 이전 출생 간부가 4명, 행정고시 22회 이전 기수가 2명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최창식 행정2부시장과 문승국 물관리국장도 사직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명예퇴직 대상자들이 이를 수용하면 당초 소폭으로 예상된 서울시 고위직 인사 폭은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인사 폭이 생각보다 커질 것”이라며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대상자들이 공무원의 신분보장을 근거로 퇴직 권고를 거부할 수도 있어 인사가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명퇴를 권고받은 사람 가운데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1급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분 보장이 되는 2~3급이며, 이들의 정년이 모두 3년 이상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퇴직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가 이들을 강제로 퇴직시키기는 어렵다.
서울시는 이번 퇴직 권고가 중앙정부의 ‘물갈이 인사’와 관계없다고 부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달리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 때부터 오 시장까지 한나라당에서 계속 집권해 코드가 맞지 않는 고위 공무원들을 물갈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는 문홍선 주택정책과장과 조인동 기획담당관을 비롯한 행정직 5명과 기술직 5명을 서기관(4급)에서 지방부이사관(3급) 승진자로 내정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