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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나라 “고건 영입·창 역할론” ‘외부영입’ 속내는?

등록 2005-05-12 15:27수정 2005-05-12 15:27

지난 5월3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박 대표(오른쪽)와 강재섭 원내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이종찬 기자
지난 5월3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박 대표(오른쪽)와 강재섭 원내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이종찬 기자


한나라 “고건 영입·창 역할론” ‘외부영입’ 속내는?
[진단] 박근혜대표 정말 ‘마음’비웠나, 짐짓 여유인가

“한나라당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어느 분이든지 당의 노선이나 추구하는 방향이 같고 좋은 평가를 받는 분들은 모셔올 수 있다.”(박근혜 대표)
“한나라당은 2007년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 누구든지 접촉할 수 있다. 고건 전 총리도 예외는 아니다.”(김형오 외부인사영입추진위원장)

4·30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이 내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겨냥해 본격 세불리기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김형오 의원을 위원장으로 외부인사영입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는 내달 중 당 혁신위가 당명 혁신과 함께 인적 혁신 방안을 내놓으면 외부인사 영입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외부인사 영입 목표가 2007년 대선승리임을 숨기지 않는다. 김형오 위원장은 지난 9일 “10월 재·보선과 2006년 지자체 선거를 대비해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궁극적으로 2007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목표 탓인지 위원회가 꾸려지자마자 한나라당에서 여론지지율 1위 고건 전 총리의 영입설이 흘러나왔다.

▲ 김형오 한나라당 외부인사영입추진위원장. \
김 위원장은 1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고건 전 총리의 영입과 관련해 “한나라당은 2007년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 누구든지 접촉할 수 있다”며 “고건 전 총리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튿날에는 박근혜 대표가 대전MBC와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며 “어느 분이든지 당의 노선이나 추구하는 방향이 같고 좋은 평가를 받는 분들은 모셔올 수 있다”고 고건 영입에 찬성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대표의 이런 발언은 외부인사 영입에 대한 원론적 입장이지만, 김형오 위원장이 대선 승리를 위해 누구든지 데려올 수 있다는 말과 맞물려 생각해보면 가볍게 볼 수 없는 정치적 함의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박 대표가 자신의 정적이 될 수도 있는 고건 전 총리 등의 영입에 이토록 적극성을 보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한나라당의 외부인사 영입에 어떤 정치적 포석이 깔려 있나?

박근혜, 누구와 맞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4·30 재보선 뒤 외부인사 영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외연확장은 선거 승리로 고조된 당 안팎의 자신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당 지지율이나 대중적 관심이 최고조에 있을 때 가장 중요한 인적 쇄신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보궐선거를 통해 대중적 지지율과 당 지도력 면에서 이명박, 손학규 등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해 월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보선 뒤 박 대표도 자신감에 충만하다. 대권 야망에 대해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박 대표는 3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회동에서는 대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기대에 부응해, 2007년 대선에서 이겨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하겠다. 2007년까지 이번 재보선에서 드러난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발언을 놓고 보면 ‘고건 영입설’에 대한 박 대표의 반응은 당내 경선에서 누가와 맞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통령 개헌론에 불쏘시개?

한나라당의 외부인사 영입에는 더 복잡한 정치적 함수가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른바 정·부통령제 개헌론이 그것이다. 정치권은 내년 지방선거 이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를 뼈대로 한 개헌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과반수 국민이 동의한다면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5년 단임제보다 4년 중임제가 낫다”고 밝힌 바 있다.

개헌론과 맞물려 한나라당의 2007년 대선전략을 놓고 보면 박 대표가 라이벌인 고건 영입에 반대하거나 망설일 이유가 없다. 만약 정·부통령제로 개헌이 된다면 정권교체를 노리는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현재 대선후보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고건-박근혜의 조합은 최강의 필승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을 떠나 정·부통령제 개헌을 염두에 두면 박근혜-고건 카드는 필승의 카드임에 분명하다”며 “정권교체가 목표인 한나라당과 박 대표 입장에서 고건 영입에 마달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이런 포석에서 고건 영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개헌론에 대한 여야간 논의는 한층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고건은 되고 ‘창’은 안될까?

한나라당의 외부인사 영입과 관련해 또 한가지 관심거리는 ‘정계복귀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는 이회창 전 총재의 당 복귀 여부다. 이 전 총재는 비록 2번의 대선 출마에서 낙선해 정계를 은퇴했으나 15대 대선에서 994만표, 16대 대선에서 1천144만표를 얻었고 지금도 각종 여론조사에 10%대의 꾸준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창사랑’이라는 열성적 팬클럽이 존재하고, 한나라당내 정치적 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07년 대선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하고, 누구든 영입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본인만 좋다면 창의 복귀를 막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한나라당 안에서 이 전 총재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차기 대선에서 야권의 후보 결정과정은 물론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른바 ‘창 역할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2007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가 큰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 의원은 “이 전 총재가 대선후보로 다시 나서 도전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정계복귀론과는 구분하고 있다. 이 전 총재가 대선에 다시 욕심을 낸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정권 재창출에 ‘킹메이커’로 백의종군 한다면 한나라당이나 박 대표나 피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뉴라이트 향한 한나라당 구애는 언제까지?
뉴라이트 “재보선승리가 보약이 아니라 독약 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외부인사 영입 대상에 개인뿐 아니라 정당을 비롯해 뉴라이트 세력도 포함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하에 정권 교체를 원하는 어떤 사람과도 접촉할 수 있다”며 “뉴라이트뿐만 아니라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영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야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정치라는 것은 생물체”라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라이트운동 진영은 여전히 한나라당과 연대에 부정적이고, 정치적 색깔과 지역적 기반이 다른 민주당과 자민련 등과의 통합도 쉽지 않은 과제다. 뉴라이트나 민주당 등과 한나라당의 관계는 여전히 일방적인 짝사랑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9일 “한나라당의 화두는 환골탈태와 내부 혁신이어야 하는데 벌써 외연확대로 비켜가는 것을 보면 재보선 승리가 보약이 아니라 독약이 되는 초기 증상”이라며 “그런 식으로 한나라당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연대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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