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강 유역 습지 전무…” “철새·물고기 살지 않는다”
일방적 홍보…운하사업단보다 큰 ‘4대강기획단’ 발족
일방적 홍보…운하사업단보다 큰 ‘4대강기획단’ 발족
국토해양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당위성을 홍보하려고 사실과 다른 내용의 동영상 홍보자료(사진)를 만든 뒤 누리꾼들에게 유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공식 출범한 국토해양부 ‘4대 강 살리기 기획단’이 제작해 지난달 20일 국토해양부 블로그 ‘행복누리’에 올린 3분 길이의 동영상(blog.daum.net/mltm2008)은, “낙동강·영산강 하류는 5급수이며, 4대 강은 유역에 자연습지가 전무하고, 철새가 찾지 않으며, 물고기가 살지 않는 강”이라는 자막을 앞세워 4대강이 생태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의 2008년판 환경통계연감을 보면, 낙동강 하류 수질측정 지점인 구포와 영산강 하류 수질측정 지점인 나주의 2007년 연평균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각각 2.6과 5.0으로 연평균 2급수와 3급수 수준을 유지했다.
또 4대 강 유역에는 한강의 하구습지와 장항습지, 낙동강 하구습지, 우포늪 등 곳곳에 생태적으로 우수한 자연습지가 잘 발달돼 있고, 이들 습지에는 해마다 국제적인 보호조류를 비롯한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들고 있다.
‘4대강 살리기’를 대운하 사업의 전단계로 간주하고 있는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은 “국토해양부가 동영상에서 4대강에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면서 4대강으로는 돌아오지 않는 물고기인 연어 사진을 내거는 등,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비도덕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동영상을 즉각 삭제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말 한반도 대운하 사업 포기를 선언하며 해체했던 운하사업단보다 규모가 훨씬 큰 4대강 살리기 기획단을 범정부 차원 조직으로 이날 출범시켰다.
기획단은 정책총괄·기획재정·조사분석·사업관리·홍보기획 등 다섯 팀으로 구성됐으며, 각 부처 공무원 41명이 참여한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포기하겠다며 해체한 ‘운하지원단’은 25명 규모였다.
국토부 소속 공무원이 19명으로 가장 많고, 환경부 2명, 문화체육관광부 1명, 행정안전부 2명, 농림수산식품부 1명, 지식경제부 1명, 문화재청 2명 등 중앙 부처 공무원에다 지자체 공무원 11명까지 망라했다. 기획단은 올 5월까지 사업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각종 제도 개편 작업을 한다. 인허가 등과 관련한 부처간 협의·조정, 대국민 홍보 및 대외협력 활동도 펼친다. 단장은 김희국 전 국토부 부산지방국토청장이, 정책총괄팀장은 운하지원단의 실무책임자로 활동했던 안시권 국토부 수자원개발과장이 맡는다. 김정수 송창석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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