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매체 도입의 예측과 실제 결과
정인숙 교수 ‘과거정부 전망치-결과’ 비교분석
10만여명 고용 장담 위성방송 직원 513명뿐
지상파·위성 디엠비는 4년만에 9천억 적자
10만여명 고용 장담 위성방송 직원 513명뿐
지상파·위성 디엠비는 4년만에 9천억 적자
현 정부·여당은 방송법 등 언론관계법을 밀어붙이면서 핵심 근거로 ‘2만1000개 일자리 창출론’을 내세우고 있다. 과거 정부도 새로운 매체 도입을 추진하며 이런저런 장밋빛 경제유발 효과 전망치들을 내세웠다. 결과는 어땠을까.
5일 정인숙 경원대 교수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정부 전망치들은 시간이 흐른 뒤 대부분 ‘뻥튀기’로 드러났다. 정부가 새 매체 도입 때마다 국책연구기관을 동원해 진행해 온 경제효과 분석의 예측과 결과가 늘 크게 어긋났기 때문이다.
2001년 위성방송 출범을 앞두고 당시 정보통신부는 2005년까지 30조원의 생산유발 및 10만여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를 장담했다.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전망 기한을 3년 넘긴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가 발간한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업계 총매출액은 3874억원에 불과하고 종사자 수도 513명뿐이다.
정통부는 2004년에도 ‘IT 839 전략’을 발표해 지상파·위성 디엠비 사업이 2012년까지 5조2000억원과 7만4000명의 생산유발 및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4년이 지난 2008년 현재 위성 디엠비 종사자 수는 226명에 지나지 않고, 지상파 디엠비의 누적적자는 1014억원에 이른다. 사업 3년째인 2007년 가입자 270만명을 돌파하며 단기 손익분기점을 통과하겠다던 티유(TU)미디어는 2005년 개국 이래 매년 700억~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까지 2703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초엔 직원 30%를 줄이는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정부·여당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선전하고 있는 인터넷티브이(IPTV)의 사업성도 ‘장밋빛 전망’이긴 마찬가지다. 방통위는 지난해 9월 인터넷티브이 활성화로 올해에만 8300명(2010년 1만5200명, 2011년 2만2600명, 2012년 2만9700명)이 일자리를 얻을 것이라고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현재까지 케이티·에스케이브로드밴드·엘지데이콤 3사의 해당 인력 채용은 250명이 채 안 된다. 한나라당 언론관계법이 통과되면 2조9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만1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힌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보고서가 ‘정부·여당 정책 추진을 위해 급조된 실현 불가능한 전망’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인숙 교수는 “신뢰하기 힘든 경제부양 정책을 미디어 정책과 억지로 연결시켜 오도할 경우 엄청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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