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없는 ‘대화 촉구’ 거듭
이명박 대통령은 1일 “남과 북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평화적으로 공존, 공영해 나가자고 합의해 왔다”며 “이러한 남북간 합의사항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90돌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남과 북은 빠른 시일 내에 대화를 해야 한다”며 “조건 없는 대화의 문은 지금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을 진정으로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와 미사일이 아니라, 남북 협력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이라며 “우리는 그 과정(비핵화)에서 과감하게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그간의 모든 남북간 합의의 정신을 존중한다’(지난해 9월22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지역회의 개회사 등)고 말해오다, 이번에 ‘합의사항을 존중한다’고 다른 표현을 썼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합의정신과 합의사항은 같은 말로, 미묘한 차이를 둔 건 아니다”며 “정부는 지금까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 남북이 우선 만나서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념사에는 대북 메시지를 반영한 데 반해, 과거 대통령들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거의 매번 언급했던 대일본 메시지는 담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힘들다고 변화와 개혁을 멈출 수는 없다. 힘들다고 원칙을 버리고 우회할 수는 더더욱 없다”며 이른바 ‘법과 원칙’이라는 국정 2년차의 정책 기조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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