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신아시아 외교’ 선언
강대국 중심 탈피 외교확대 뜻
개도국 원조 확대 말그칠 우려
강대국 중심 탈피 외교확대 뜻
개도국 원조 확대 말그칠 우려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올해를 ‘신아시아 외교’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주지역 공관장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등 3개국이 협력하는 것이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고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년에는 이웃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이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년은 한-미, 한-일 관계 복원, 중국과 통화스와프 성공, 러시아와 가스·철도 협력 등 4강을 중심으로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는 그동안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에 치우쳤던 외교의 무게중심을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신아시아 외교’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국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금융위기, 기후변화 등 범세계 이슈의 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아시아 각국과 ‘맞춤형 경제협력관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이 아시아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아시아) 역내 모든 나라와 에프티에이를 조속히 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아시아 지역에 대한 역할과 기여를 증대해 나가겠다며 개도국에 대한 유무상 원조(ODA) 및 기술협력 자금 규모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다음달 타이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를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정상회의 참석, 아시아 지역 순방 및 정상 초청 행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원조 규모는 경제여건 호전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외교수단이 부족한 가운데, ‘신아시아 외교’를 선언한다는 것이 자칫 말에만 그칠 가능성도 염려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7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CEO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녹색자원과 한국의 녹색기술을 결합하면 양국의 경제발전은 물론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3대 그린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등 3개국 순방을 모두 마치고 이날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자카르타/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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