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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고건 ‘주춤한 1위’, 박근혜 ‘제자리’

등록 2005-05-16 18:59수정 2005-05-16 18:59

한겨레 대선후보군 5월 여론조사

‘주춤한 고건과 이명박, 여전한 박근혜, 반토막난 정동영. 아직 오를 기미가 없는 김근태와 손학규.’

<한겨레>가 지난 13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대선 예비후보 선호도를 지난 3월 조사와 비교해보면, 이렇게 요약된다.

이번 조사에서 고건 전 국무총리는 26.2%의 지지율로 주요 예비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3월과 견주면 3.1%포인트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다른 예비후보를 압도하는 수치다. 정당 지지자별로 봤을 때 한나라당 지지자(26.2%)보다 열린우리당 지지자(29.1%)들의 호응도가 다소 높은 점이 눈길을 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16.6%의 지지율로, 3월(17.7%)에 견줘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유력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제자리를 지킨 셈이다. 4·30 재보궐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둔 효과를 당 안에서 뿐 아니라, 당 밖에서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지지도가 13.1%에서 10.4%로 하락한 것은 이른바 ‘청계천 비리 의혹’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는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 이 시장을 선호하는 이들이 20.2%에서 16.8%로 줄어든 것으로도 설명된다.


연이은 비리의혹탓 지지율 하락세
재보선 승리 힘입어 박 대표 현상유지

가장 타격이 큰 쪽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다. 3월의 10.8%에서 5.1%로, 절반 넘게 지지세가 줄었다. 리서치플러스 쪽은 이를 ‘침투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4·30 재보선의 ‘여당 전패’라는 결과가 유권자들 사이에 퍼져 들어가면서, 여당 유력 후보의 지지세를 크게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철도공사(옛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개발 의혹도 지지율 하락을 거든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손학규 경기도 지사,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등의 지지세는 여전히 3%를 넘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선 ‘모름 또는 무응답’이라고 답한 부동층이 3월(16.9%)에 비해 배 가까운 30.2%로 크게 늘어났다. 여야에 걸친 각종 의혹사건으로 정치에 대한 염증이 늘어난 탓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안정성·중도성향 높은 점수”
‘고건 바람’실체는…

고건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지지도를 어떻게 봐야 하나.

고 전 총리는 13일 실시된 <한겨레> 여론조사에서도 어김없이 1위를 달렸다. 지난해 9월14일 <한겨레21>의 ‘차세대 리더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국내 모든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한 차례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고건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고 전 총리에 대한 높은 지지도를 △성취도 △대중성 △이념적 중도성향 △도덕성 △정치권에 대한 거리 등 5가지 요인으로 설명했다.

“고정지지층 없어 본 게임땐 추락”
기존정당 후보 효과엔 엇갈린 반응

그는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국민들에게 안정적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대중성과 도덕성도 쌓아올렸다. 여기에다 정치적 편향성이 적은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고, 국민의 불신이 높은 정치권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있다는 점 등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고건 신드롬’은 대중들이 나름의 저장된 정보로 평가한 결과이지, 결코 허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에 대한 높은 지지도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사장은 “고 전 총리의 지지도는 탄탄한 고정 지지층에 기반한 것이 아니어서, 밀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며 “대선구도가 분명해지는 순간 크게 허물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관되고 고정된 지지층이 존재하지 않는 탓에, 각 당의 대선주자들이 뚜렷히 부각되면 지지층이 분산되면서 가파르게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29.1%)과 한나라당(26.2%) 지지층 양쪽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가 두 당의 후보가 아닌 제3당의 후보로 나설 경우, 위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도 “대선의 본게임이 시작되면 고 전 총리의 위력이 감소할 것”이라며 “현재의 높은 지지도엔 허상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만,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후보로 나설 경우엔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지닐 것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그에 대한 지지도가 호남지역에서 높고 대구·경북지역에서 낮다는 점을 들어 한나라당보다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서야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 전 총리는 이번 조사에서 호남지역에서 36.0%, 대구·경북지역에서 18.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김헌태 소장은 “대의원 구조와 당내 상황 등을 종합해 보면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후보로 영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현실정치의 역학구조상 제3의 새로운 정치세력과 결합할 수밖에 없으나, 이렇게 되면 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게 고 전 총리의 ‘딜레마’라는 얘기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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