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우려에도 강공 주문
“자기만 깨끗한 이미지 노려” 비판도
“자기만 깨끗한 이미지 노려” 비판도
정치권 전체가 박연차 리스트 수사로 살얼음판을 걷는 심경이지만,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날이 갈수록 옥타브를 높이며 검찰에 강공을 주문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1일 <한국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루되었다는 증거가 나오면 불러 조사하고, 증거가 있다면 처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친이명박 쪽 의원들조차 “혐의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면 수사 의지가 왜곡된다”며 신중론을 펴는 것과 온도차가 분명하다. 그는 또 연루설이 나도는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관련된 사람이 있으면 검찰에 출두해 해명하라”고 압박했다.
홍 대표는 검찰의 수사 초기부터 ‘봄 대청소’, ‘노무현 정권 비리저수지 물빼기’, ‘이명박 집권 2년차 사회정화운동’ 등으로 수사의 성격을 규정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검찰은 좀더 엄격한 증명을 다해 법치의 근간을 세워 달라”고 검찰을 독려해 왔다.
홍 대표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이른바 그가 가진 ‘모래시계 검사’ 이미지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패와 맞서 싸우는 모습을 각인시켜 대중 정치인으로서 기반을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소속 의원을 통할하고 야당과 협상을 해야 하는 원내대표로서는 너무 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동료 의원이 소환 대상에 오르내리는데 원내대표가 어떻게 ‘너희들 검찰에 나가라’고 압박할 수 있느냐”며 “자기만 깨끗한 척한다”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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