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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노 전대통령, 권씨 관련되자 전격 사과문

등록 2009-04-07 19:24수정 2009-04-08 01:47

7일 밤 11시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들머리의 현수막 뒤쪽으로 멀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에 불이 켜져 있다. 현수막 속에서 노 전 대통령은 ‘봄은 당신에게서 옵니다’란 인사말과 함께 방문을 환영하는 듯 웃고 있지만 마을은 내내 고요했다. 김해/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7일 밤 11시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들머리의 현수막 뒤쪽으로 멀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에 불이 켜져 있다. 현수막 속에서 노 전 대통령은 ‘봄은 당신에게서 옵니다’란 인사말과 함께 방문을 환영하는 듯 웃고 있지만 마을은 내내 고요했다. 김해/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권양숙씨, 박연차 돈 수수]
아내 연관된 것 알고 심경 변화
다 드러날바엔 ‘부담 털자’ 의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과문 발표는 오랜 친구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7일 체포된 것이 계기가 됐다.

노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 핵심 측근들과 논의를 거쳐 정 전 비서관이 받는 혐의가 실은 아내 권양숙씨와 연관된 만큼 이를 더는 감춰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이 권씨를 대신해 혐의를 뒤집어쓰게 되는 상황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노 전 대통령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 전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자기가 한 것처럼 얘기할까 봐 노 전 대통령이 미리 사실을 얘기한 것”이라며 “사과문을 올린 것이 권 여사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자기 고백을 들고 나온 건 수사가 봉하마을을 향해 야금야금 좁혀오면서 어차피 관련 사실이 드러날 바엔 사실관계를 공개해 사과하고, 의혹은 적극 해명해 일부 부담을 덜어내자는 의중이 담긴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봉하마을 자택에 들어앉아 입을 닫고 있다가 검찰 주변에서 노 전 대통령 관련 의혹들이 보따리 풀리듯 흘러나오면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의 도덕적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여긴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사과문을 올린 것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이 박연차 회장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보고 있는 홍콩의 에이피시(APC) 연결계좌 일체를 입수함으로써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도 사과문에서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 조사에 응해 진술하겠다”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박 회장한테서 돈을 받은 것에 대해선 연루설을 부인하며 차단막을 쳤다. 노 전 대통령은 “(조카사위가 받은 돈은)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았고,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사 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노 전 대통령 사과문 전문

사과드립니다.

저와 제 주변의 돈 문제로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리고 있습니다.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더욱이 지금껏 저를 신뢰하고 지지를 표해주신 분들께는 더욱 면목이 없습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미리 사실을 밝힙니다. 지금 정상문 전 비서관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정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입니다. 그 혐의는 정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것입니다.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입니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여 진술할 것입니다. 그리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거듭 사과드립니다.

조카사위 연철호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에 관하여도 해명을 드립니다. 역시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퇴임 후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습니다만,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았고,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9년 4월 7일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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