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PSI 참여’ 결정…남북 국지충돌 가능성 높아져

등록 2009-04-14 20:04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14일 오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나와 정부의 대북정책이 불러올 남북관계 추가 악화 우려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14일 오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나와 정부의 대북정책이 불러올 남북관계 추가 악화 우려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



정부가 14일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피에스아이) 전면 참여를 결정함으로써 남북관계에 또 한 차례 격랑을 예고했다. 남북 사이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는 경고는 무시됐다. 정부는 북한의 반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현재 남북해운합의서가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어 남북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많이 낮아졌다”며 “해상 훈련이 북한을 자극한다고 하는데 (이 역시) 꼭 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 피에스아이에 준하는 해운합의서 체제가 작동하는 만큼 이런 합의를 잘 준용하면 마찰 없는 피에스아이 활동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해운합의서 파기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정부는 본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해운합의서에 따른 남북 선박 운항은) 남쪽으로 오는 것보다 북쪽으로 지원하는 물자가 대부분”이라며 “해운합의서 파기로 북한 선박들이 제주해협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도 평균 항로시간과 연료비 증가 등의 경비 부담이 커 북한이 그런 조처를 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장·단기 대응을 고려할 때 이런 정부 판단은 너무 안이하다는 비판이 많다. 단기적으로 북한은 남쪽의 전면 참여 발표에 대응해 남북관계의 긴장지수를 높일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남한 정부의 피에스아이 참여는 곧 선전포고”라며 “즉시 단호한 대응조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판문점 해사라인 단절 또는 제한,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 북방한계선(NLL) 주변 해역의 군사행동 증가 같은 즉각적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연구원이 2006년 10월에 펴낸 ‘피에스아이와 북한’이라는 연구보고서는 “북한은 한국의 참여를 저지하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해 북방한계선 도발을 꾀하는 등 군사적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좀더 길게는 피에스아이 실행에 따른 충돌 가능성의 증대, 중국 등과의 외교적 마찰도 예상된다. 남쪽 군과 해경은 이후 대량파괴무기 관련 물자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강제 검색해야 한다. 북한 선박이 저항하거나 해군력을 동원해 맞대응할 경우 국지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정영철 서강대 교수는 “피에스아이 참여는 북한과의 대결정책을 공식화하는 의미를 가진다”며 “북한은 ‘남북관계 정상화의 불가능’ 및 ‘전쟁 불가피론’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해운합의서 작동으로 무력충돌 가능성이 낮다’는 정부 주장을 두고선 “해운합의서로도 검색이 가능한데, 왜 굳이 피에스아이에 가입해야 되느냐”(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반박이 나온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표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 장관은 외교부 제1차관을 하던 2006년 10월27일 국회에서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 피에스아이를 이행한다면 군사적 대치 상황에 있어서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불과 2년 반 만에 “피에스아이는 하나의 국제규범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 전면 참여를 주도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