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주임검사 담당
문재인 변호사도 입회
자정 전엔 조사 끝낼듯
문재인 변호사도 입회
자정 전엔 조사 끝낼듯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는 30일 대검찰청 청사 11층에 있는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범죄 ‘피의자’ 신분이다. 지난해 4월 개조 공사를 마친 대검 특별조사실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가 수리 이후 처음으로 조사를 받았다. 전직 대통령 형제가 5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연관된 사건으로 같은 장소에서 조사받게 되는 것이다.
특별조사실은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김영삼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 김현철씨,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등 각계 고위 인사들이 조사를 받은 곳이다. 51㎡ 넓이에 화장실과 샤워기, 소파를 갖췄으며, 수면실에는 피조사자를 위한 침대도 준비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대검 청사에 도착하면 취재진을 위해 잠시 포토라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그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거리다. 그 뒤 청사 7층으로 올라가 이인규 중앙수사부장과 차를 한잔 한 뒤 1120호 특별조사실로 갈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의 대면조사는 이 사건 주임검사인 우병우 중수1과장이 맡고, 사안에 따라 해당 분야를 맡은 검사들이 돌아가며 신문에 나설 예정이다.
우 과장은 지난 2005년 대구지검에서 정동기 현 청와대 민정수석(당시 차장)과 호흡을 맞춰 ‘대구 유니버시아드’ 관련 의혹 사건을 수사했고, 지난해엔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의 사촌언니 김옥희씨 ‘공천 헌금’ 사건을 맡기도 했다. 집요하기로 이름난 우 과장은 임채진 검찰총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 쪽에서는 소환 당일 봉하마을에서 함께 올라올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조사에 입회할 예정이다. 조사 분야가 여럿이기 때문에 김진국·정재승 변호사 등도 필요할 때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로서는 전직 대통령이자 법률가인 노 전 대통령을 상대하는 게 만만찮은 일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조사를 최대한 압축해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신문에 응하는 노 전 대통령의 태도 등에 따라 조사가 길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검찰은 자정을 넘겨서까지 조사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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