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투표 당일까지도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혼전을 벌인 4·29 재보선의 투표율이 예년보다 높게 나타났다.
중앙선관위는 29일 치러진 전국 15개 지역 재보선에서 45만4714명이 투표에 참여해 34.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런 투표율은 앞서 치러진 재보선 가운데 국회의원 선거가 포함됐던 2007년 4·25 재보선 투표율 27.9%보다 6.6%포인트 높은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 진보신당 등 각 정당이 총력전을 펼쳐온 부평을 등 5개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의 평균 투표율은 40.8%로 집계됐다. 경주의 투표율이 53.8%로 가장 높았고, 울산북 46.7%, 전주 덕진 38.3%, 완산갑 37.8%, 인천 부평을 29.1% 순이었다.
중앙선관위는 “국회의원 재선거가 벌어지는 5곳은 지난해 4·9 총선에서도 투표율이 40∼50%로 상대적으로 낮았던 지역”이라며 “과거 재보선 투표율 등을 고려할 때 5곳의 투표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투표율이 이렇게 높게 나타난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첫 국회의원 재선거라는 상징성과 함께 각 정당 및 거물정치인들의 미래가 연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안효수 중앙선관위 공보과장은 “이번 재선거는 과거 재보선보다 국민들 사이에 관심을 끌 만한 요소들이 많았고, 이것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부평을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정치적 명운을 걸고 총력전을 펼쳤다. 더욱이 막판 판세가 혼전을 거듭하자, 여야는 의원들을 총동원해 골목을 누비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경주에선 친박근혜-친이명박의 대결, 전주 덕진과 완산갑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정치복귀 논란, 울산북구의 경우 진보진영의 단일화 등이 막판까지 해당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과 논쟁을 촉발했다. 경주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수성 후보 쪽 핵심 참모는 “정수성 뒤에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정종복 뒤에는 이상득 의원이 있다고 본 유권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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