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대통령 되는게 중요” 침묵정치 꼬집어
“이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 만들어야” 역할론도
“이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 만들어야” 역할론도
한나라당 박근혜계(친박)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의 ‘침묵 행보’에 대해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은 7일 김학송 의원의 생일을 맞아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마주했고, 이 자리에는 당내 친박 의원 30여명이 함께했다. 박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은 지난 5월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 움직임’이 박 전 대표의 거부로 무산된 이후, 관계가 서먹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의원은 이 자리에서 건배사를 통해 “우리는 박근혜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훌륭한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표의 ‘침묵 정치’를 꼬집었다. 박 전 대표를 적극 돕겠다는 뜻은 밝히면서도, 지금처럼 주요 국면에서 침묵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친박 의원은 “친박 의원들도 박 전 대표와 자주 만나거나 의견을 교환할 기회가 없는 등 친박 내 소통이 부족한 점도 함께 짚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의 ‘친박 역할론’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전직 대통령들이 임기가 끝난 뒤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현재로서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어려워 보이지만,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성공해야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도 유리하니, 친박 쪽도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협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셈이다.
한 친박 의원은 “그간 서먹했던 관계에 대한 화해의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깔려 있었다”며 “김 의원이 박 전 대표를 위해서라면 앞으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