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뢰밭’ 이제는 정면돌파?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이 25일 철도공사(옛 철도청) 유전의혹 사건 및 행담도 개발 의혹에 대해 전에 없던 강경한 톤으로 ‘당사자 책임론’을 제기해, 당내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동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작심한 듯 “이광재 의원 소환과 도로공사 행담도 개발 의혹과 관련해서 한 말씀 드리겠다”고 말문을 연 뒤, “의혹의 빌미를 제공한 두 분도, 아니 더 나올지 모르는 사람들도 그 결과에 대해서 철저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행담도 의혹의 중심인물로 떠오른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강경 선회 미묘한 파장
“무기력증 책임 떠넘기냐”
이 의원쪽 불쾌감 문 의장은 이어 “열린우리당은 지금 비장한 심정”이라며 “풍찬노숙을 각오하며 만든 당이고, 일체의 기득권과 담쌓고 만들어 온 당인데, 어설픈 동정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는 수준에 머물던 기존 태도에 견주면 ‘돌변’에 가까운 변화다. 무엇보다 이광재 의원이 검찰에 출두한 날 이런 발언이 나오자, 문 의장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발언 내용을 전해 들은 이 의원 쪽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이 의원쪽의 한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격려는 못해줄망정, 하필 이 의원이 소환되는 날 뒤통수 치듯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라며 “4·30 재보선 이후에 당의 무기력증이 계속되고, 특히 당 지도부가 무게중심을 잡지 못하니까 그 책임을 (이 의원에게) 전가하려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당 한편에선 문 의장의 발언 가운데 ‘더 나올지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구절을 들어, “두 사건과 관련해 문 의장이 따로 알고 있는 진실이 있거나, 아예 미리 보호막을 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불길이 당으로 번지기 전에 입장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어서 한 말이 아니냐는 얘기다. 이런 시각의 밑바탕에는, 4·30 재보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유전의혹 사건을 ‘유리그릇 다루듯’ 하다가 결과적으로 피해를 자초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당 관계자는 “행담도 의혹에 대해 유전 의혹처럼 어영부영 대응하다가는 한나라당의 ‘게이트 전략’에 휘말려 10월 재보선도 망칠 수 있다”며 “(문 의장의 발언은) 명분 축적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별 의미를 두지 않는 시각도 있다. 한 의원은 “오랫동안 영입에 ‘공’을 들인 최인기 의원이 24일 무소속에서 훌쩍 민주당으로 가버리자 그에 따른 허탈감이 강경발언으로 이어진 것 아니겠느냐”며 ‘최인기 쇼크’의 여파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무기력증 책임 떠넘기냐”
이 의원쪽 불쾌감 문 의장은 이어 “열린우리당은 지금 비장한 심정”이라며 “풍찬노숙을 각오하며 만든 당이고, 일체의 기득권과 담쌓고 만들어 온 당인데, 어설픈 동정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는 수준에 머물던 기존 태도에 견주면 ‘돌변’에 가까운 변화다. 무엇보다 이광재 의원이 검찰에 출두한 날 이런 발언이 나오자, 문 의장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발언 내용을 전해 들은 이 의원 쪽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이 의원쪽의 한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격려는 못해줄망정, 하필 이 의원이 소환되는 날 뒤통수 치듯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라며 “4·30 재보선 이후에 당의 무기력증이 계속되고, 특히 당 지도부가 무게중심을 잡지 못하니까 그 책임을 (이 의원에게) 전가하려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당 한편에선 문 의장의 발언 가운데 ‘더 나올지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구절을 들어, “두 사건과 관련해 문 의장이 따로 알고 있는 진실이 있거나, 아예 미리 보호막을 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불길이 당으로 번지기 전에 입장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어서 한 말이 아니냐는 얘기다. 이런 시각의 밑바탕에는, 4·30 재보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유전의혹 사건을 ‘유리그릇 다루듯’ 하다가 결과적으로 피해를 자초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당 관계자는 “행담도 의혹에 대해 유전 의혹처럼 어영부영 대응하다가는 한나라당의 ‘게이트 전략’에 휘말려 10월 재보선도 망칠 수 있다”며 “(문 의장의 발언은) 명분 축적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별 의미를 두지 않는 시각도 있다. 한 의원은 “오랫동안 영입에 ‘공’을 들인 최인기 의원이 24일 무소속에서 훌쩍 민주당으로 가버리자 그에 따른 허탈감이 강경발언으로 이어진 것 아니겠느냐”며 ‘최인기 쇼크’의 여파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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