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해다오, 대표직 던질게’
이대통령 만나 확답 원할듯
절차무시 당내 비판론 높아
이대통령 만나 확답 원할듯
절차무시 당내 비판론 높아
10·28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를 결심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대표직 사퇴 문제를 자신의 공천 확정 여부와 연계하자 집권 여당이 지도부 재편 등 주요 정치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채 장기 표류하고 있다. 더욱이 박 대표가 당내 공천절차를 무시한 채 이명박 대통령과 담판을 통해 공천을 확답받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당의 자율성은 물론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양산에 전셋집을 계약하는 등 재선거 출마 수순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한동안 사려졌던 ‘9월 조기전대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일정은 안개 속이다. 박 대표가 자신의 양산 공천에 대해 이 대통령 등 여권의 확답이 있어야 대표직을 내놓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박 대표가 11일 이 대통령과 당청회동에서 이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박 대표는 11일 당대표와 사무총장, 대변인 등이 참석하는 청와대 정례회동 뒤 이 대통령과 독대해 양산 공천 문제에 대해 확답을 듣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의 ‘대표직-공천 연계 전술’에 대한 비판도 드세지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집권 여당이 대표 개인의 정치 일정을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닌데, 공천장을 받을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버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깨끗이 출마를 선언하고, 공정하게 공천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추인한 공천쇄신안을 부인한 것이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당 쇄신위원회 출신의 한 수도권 의원은 “당 쇄신위가 마련한 상향식 공천·배심원제 등 공천쇄신안을 추인해놓고, 자신은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공천을 낙점받겠다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정부 2년을 평가받는 10월 재보선에서 여당은 당연히 당선 가능성이 제일 높은 사람을 공정하게 공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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