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과거사위 밝혀…"실신시킨 뒤 야산 끌고가 쏴"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중정 요원들과 이들이 고용한 외국인들에 의해 실종 당일 파리 근교에서 권총으로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상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과거사위)가 밝혔다. 과거사위는 26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김형욱 실종사건 중간조사’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발표하고, “김재규 전 부장의 지시로 이상열 전 프랑스대사관 공사가 치밀한 계획을 세워 김 전 부장을 살해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이상열 전 공사로부터 살해 제의를 받은 중정 프랑스 유학생의 진술을 확보했고, 관련자들의 증언과 정황도 이에 부합한다”며 “이에 따라 지금까지 제기됐던 ‘양계장 살해설’ ‘사우디아라비아 출국설’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과거사위는 사건 당시 구체적 과정과 관련해서는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7일 실종 당일 이상열 전 공사에 의해 유인된 뒤, 중정 연수생과 이들이 고용한 동유럽 사람 2명에게 넘겨졌다”며 “당시 술에 취해 있던 김 전 부장은 파리 근교 야산으로 끌려가 외국인에 의해 권총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이들 외국인들은 그 대가로 10만달러를 건네받았고, 유학생들은 사건 직후 김재규 부장으로부터 격려와 함께 포상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사건의 열쇠를 쥔 이상열 전 공사는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고 있지만, 출입국 기록과 증언을 통해 그의 개입이 확인됐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김재규 중정부장에게 김형욱 살해를 지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사위는 “추가 조사를 통해 주검 유기 장소를 확인하고 김 전 부장의 유골을 수습해 유가족들에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살해 사건 전반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을 이상열 전 공사의 진솔한 고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중정 요원들과 이들이 고용한 외국인들에 의해 실종 당일 파리 근교에서 권총으로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상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과거사위)가 밝혔다. 과거사위는 26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김형욱 실종사건 중간조사’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발표하고, “김재규 전 부장의 지시로 이상열 전 프랑스대사관 공사가 치밀한 계획을 세워 김 전 부장을 살해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이상열 전 공사로부터 살해 제의를 받은 중정 프랑스 유학생의 진술을 확보했고, 관련자들의 증언과 정황도 이에 부합한다”며 “이에 따라 지금까지 제기됐던 ‘양계장 살해설’ ‘사우디아라비아 출국설’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과거사위는 사건 당시 구체적 과정과 관련해서는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7일 실종 당일 이상열 전 공사에 의해 유인된 뒤, 중정 연수생과 이들이 고용한 동유럽 사람 2명에게 넘겨졌다”며 “당시 술에 취해 있던 김 전 부장은 파리 근교 야산으로 끌려가 외국인에 의해 권총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이들 외국인들은 그 대가로 10만달러를 건네받았고, 유학생들은 사건 직후 김재규 부장으로부터 격려와 함께 포상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사건의 열쇠를 쥔 이상열 전 공사는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고 있지만, 출입국 기록과 증언을 통해 그의 개입이 확인됐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김재규 중정부장에게 김형욱 살해를 지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사위는 “추가 조사를 통해 주검 유기 장소를 확인하고 김 전 부장의 유골을 수습해 유가족들에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살해 사건 전반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을 이상열 전 공사의 진솔한 고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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