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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부 ‘북 조문단 면담’ 의미축소 급급

등록 2009-08-23 19:32수정 2009-08-23 23:36

“사설조문단 아니냐” “남쪽 사회 분열”
정부가 북쪽의 ‘특사 조의방문단’에 대해 내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의미를 축소하는 데 급급해, 모처럼 어렵게 마련된 남북대화의 계기를 적극 살리려는 의지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태도는 북쪽 조문단이 도착하기 전날인 20일 오후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익명을 요구한 채 “사실상 사설 조문단 아니냐”며 빈정대는 듯한 말을 한 것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조문단을 파견하면서 북쪽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김대중평화센터와 먼저 이야기하는 등 정부를 배제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한 것이다.

정부는 또 북쪽 조문단의 이런 연락 방법을 문제 삼아 ‘통민봉관’(당국을 배제한 채 민간과 대화함) 전술이라는 식으로 해석하거나 ‘남쪽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북쪽이 언론 보도를 통해 조문단이 ‘김정일 위원장의 위임’ ‘특사’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북쪽 조문단이 남쪽에 와서 “다 만나겠다”며 남쪽 당국과 대화 의지를 밝힌 사실에 비춰 보면, 처음부터 북쪽 조문단 성격을 편협하게 규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북쪽 조문단의 방문을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이용하자는 정부 안의 ‘활용론’은 설 자리가 좁아졌다. 수차례에 걸친 갑론을박 끝에 22일 오전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북쪽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면담이 성사됐지만, 당국은 이 면담도 애써 의미를 깎아내렸다. 현 장관은 면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의 장의위원으로서 북한 조문단을 인사차 만나는 것”이라고 회동의 성격을 미리 규정했다. 이런 남쪽의 기류를 의식한 탓인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22일 현인택 장관과의 면담 머리발언에서 “여러분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북남관계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에둘러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북쪽 조문단이 머문 숙소, 방문지 등에서 의전과 경호, 홍보 등 현장 대응에도 허점이 많았다고 행사를 진행했던 인사들이 지적했다. 북쪽 조문단을 맞을 준비를 하는 데 시간이 짧았던 점을 고려해도 우왕좌왕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쪽 조문단이 21일 숙소인 서울 시내 호텔에 도착했을 때 보수 단체들이 호텔 로비에까지 들어와 시위를 벌였고, 시위대는 만찬을 위해 호텔로 들어서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백낙청 전 서울대 명예교수 등 남쪽 인사들에게도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 현 장관과 김 부장의 면담 뒤에 통일부는 공식 브리핑도 한차례 하지 않는 등 언론과의 소통 부재도 문제로 지적됐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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