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김대중 전 대통령 국회 국장 영결식에 참가한 한 시민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위선자’라고 소리치다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김영삼·전두환 전대통령 상념어린 표정
노무현 전대통령 대신 권양숙씨가 헌화
김영삼·전두환 전대통령 상념어린 표정
노무현 전대통령 대신 권양숙씨가 헌화
23일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도 참석했다. 지난 5월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신해 부인 권양숙씨가 참석해 두 전직 대통령 옆자리에 앉았다.
이희호씨 등 유족들이 영결식장으로 들어서자 먼저 와 있던 이 대통령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희호씨도 고개를 숙여 예를 갖췄다.
전두환·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은 영결식 내내 지난날의 애증이 떠오르는 듯 상념에 잠긴 표정이었다. 화장기 없는 창백한 얼굴의 권양숙씨는 슬픔에 겨운 듯 고개를 떨군 채였다.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 상영이 끝나고 헌화 순서가 되자 유족 다음으로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헌화했다. 이 대통령이 분향하고 묵념하는 순간, 내빈석 뒤쪽에 서 있던 30대 남성이 ‘위선자’라고 고함을 지르다 경호원에 의해 식장 밖으로 끌려나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조용하던 장내가 약간 소란해지자 사회를 보던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이 “엄숙한 국장이 치러지고 있으니 장내 정숙을 유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남성이 외치는 소리를 듣지 못한 듯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이 침통한 표정으로 꽃을 올렸다. 권양숙씨는 노건호씨와 함께 헌화한 뒤 천천히 자리로 돌아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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