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책으로만 가면 문제 생길 것”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이 당 내부에서부터 공개 비판에 부닥쳤다.
안 원내대표는 2일 “재보선 횟수를 연 1회로 줄이겠다”며 “정기국회 기간에 재보선을 할 수 없도록 국회가 열리지 않는 5월에 모아서 재보선을 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선거 횟수 감축을 법제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의무적으로 의사일정을 결정하도록 명시하는 내용으로 국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의사일정 합의를 대여 투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원천봉쇄해 국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서조차 “정치적 게임의 규칙을 여당이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건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지금까지 (안상수 원내)대표가 초지일관 원내대책을 실천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정치라는 게 꼭 그렇게 간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며 “탄력 있는 국회 운영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 부의장은 이어 “며칠 전 야당 의원한테서 ‘(여당에) 말을 걸어도 도대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탄력적으로 운영해 여야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다시 시작하자. 구두끈을 다시 매자’는 당 대표의 말이 있었는데 자전거 체인이 풀려 헛바퀴를 도는 듯 뭔가 추동력이 빠진 듯한 감이 든다”며 “어떤 결전을 앞둔 시기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밖에서 볼 때는 걱정이 된다”고 꼬집었다.
친이명박계 한 초선 의원도 “안 원내대표가 앞으로 야당과 국회법·선거법 협상에서 그런 주장을 펼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야당의 협조 없이 원내대표가 말한다고 다 개정되는 게 아니다”라며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수도권 한 소장파 의원은 “지난 7월 미디어법 처리는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커 안 원내대표만 비판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강경책으로 간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유연한 원내전략을 주문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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