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 영입 다른 재벌은?
삼성 이외의 재벌들은 법조계 인사나 행정부 출신 관료의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다. 가끔 데려가는 경우가 있지만, 면면이나 규모에서 삼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 중견급 ‘전관’ 영입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에스케이그룹으로, 판·검사 출신이 현재 5명이다. 에스케이는 지난해 김준호 서울고검 검사를 에스케이 윤리경영실장(부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지난 3월 남영찬 대전지법 부장판사를 에스케이텔레콤의 윤리경영 총괄 및 법무실장(부사장)으로 맞아들였다. 판사 출신으론 참여정부 들어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강선희 변호사가 에스케이의 법률담당 상무를 맡고 있다.
엘지의 상근 변호사는 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률고문실의 김상헌 상무를 비롯해 모두 8명으로, 대부분 ‘실무형’ 인사들이다. 8명 가운데 판·검사 출신은 각각 2명이다. 현대 그룹에도 8명의 상근 변호사가 있지만, 판·검사 출신은 한 명도 없다. 씨제이는 올 초 그룹 법률 담당 상무로 정준길 검사를 영입해, 법률 관련 업무의 체계화에 나섰지만 아직 추가 인력충원은 없는 상태다.
이와 대조적으로 재계 4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상근’ 법조 인력이 없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지난해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홍역을 치른 뒤 사장급 임원한테서 변호사 영입을 건의받고는, “변호사는 사건이 생기면 그때그때 사서 쓰면 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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