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인사청문회장으로 들어가려다 세종시 원안 추진을 주장하는 충청권 민주당·자유선진당 의원과 보좌진에게 막히자, 국회 경위들의 도움을 받아 회의장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회 인사청문회]
정 후보, 대학본고사 부활 찬성 밝혀
“대통령 할 생각이 전혀 없다”
정 후보, 대학본고사 부활 찬성 밝혀
“대통령 할 생각이 전혀 없다”
세종시 수정 추진 발언과 탈세, 병역면제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정운찬 총리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교육비 절감과 용산 참사 등 현안에 대해 일부 전향적인 견해를 밝히고 나섰다. 그러나 대학 본고사와 사립학교 기여입학제 도입에 찬성 소신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 답변에서 “사교육은 한편으론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억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이 사교육 문제 대책을 묻자 “한국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둘을 꼽으면 사교육과 전세난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렇게 답했다.
그러나 고교 평준화 해소와 대학 본고사 제도 부활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는 “대학은 어떤 학생을 뽑아서 무얼 어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 교육이 모방형 인간보다는 창조형 인간을 만들려면 대학 입시에서도 모방형 학생보다는 창조형 학생을 입학시켜야 하고 그러자면 대학 입시에서 그걸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기여입학제 도입 문제를 두고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도 “국립대는 안 되고, 사립대학교는 신축적으로 하자는 게 평소 소신”이라며 “(도입 문제를) 스터디해 보자”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8개월째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용산 참사와 관련해서도 “총리가 되면 다른 것보다 용산 참사 유족 분들을 한번 만나 위로하고 실상을 파악하도록 하겠다. 정말 적극적으로 풀도록 노력하겠다”며 직접 나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후보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의 “서울시와 경찰이 반발해도 해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원인이 무엇이든 돌아간 분의 장례를 8개월간 못 치른 것은 안타깝고 안됐다”며 “총리로 임명되면 좀 더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향후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서는 “총리로서의 내 목적은 국가와 국민을 받들고 섬기고 봉사하는 것이고, 최종 목적은 사회·국가의 발전”이라며 “대선 후보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대통령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얼마 전까지 현재의 야당인 민주당 쪽 정치인과 접촉하며 그쪽에 대통령 후보자로서 요청을 받고 그와 관련해 의향을 비쳤다는 소문이 있다”는 의원들의 질의에는 “민주당에서 대통령 나오라고 제안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확실하냐”고 다그치자 “(제안)받은 일이 없는데 어떻게 하냐”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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