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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청와대 ‘숨은 손’, 총리 ‘변죽 울리기’, 여당 ‘이중플레이’

등록 2009-10-16 18:56

맨 위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정운찬 총리,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장광근 사무총장, 이명박 대통령.
맨 위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정운찬 총리,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장광근 사무총장, 이명박 대통령.
‘세종시 수정·축소’ 여권 꼼수행보
열쇠 쥔 이대통령 입다물고 정총리가 총대매
치고 빠지며 여론 떠보다 재보선뒤 논의박차
16일 청와대와 총리실, 한나라당은 지난 11일 저녁 총리공관 만찬에서 당·정·청 핵심인사들이 모여 세종시 계획 변경 방안을 논의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이렇게 다양하게 반응했다. 언론이 너무 앞서간다는 불만이다.

그러나 당·정·청의 최근 행태는 세종시 변경 방안을 이미 마련해놓고 여론을 떠보는 ‘치고 빠지기식 외곽때리기’라는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친이계 한 재선 의원은 “정부가 이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폐기, 장관고시 변경을 통한 행정부처 이전 최소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해놓고, 여론과 정치권의 움직임을 봐가며 최종 방안을 띄울 시기를 조율하는 게 상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운찬 총리는 지난달 3일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자족기능 강화’를 명분으로 세종시 변경 논의에 불을 댕긴 이후 거듭되는 논란에도 변죽만 울리며 혼돈을 부추기고 있다. 정 총리는 이날 충청출신 인사들 친목 모임인 ‘백소회’에 참석해 “한국과 충청도를 위해 ‘윈’하고 또 ‘윈’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그게) 확실히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할 테니까 조금 기다려달라. 빨리 설계도를 만들겠다”며 “세종시는 아무것도 결정 안 됐다”며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전형적인 ‘이중플레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정몽준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는 세종시 계획 변경 논쟁이 시작되자 “원안 추진이 당론”이라고 외쳤다. 그러나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장인 진수희 의원은 “세종시 변경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변경론에 무게를 실었고, 장광근 사무총장은 “장관고시 변경을 통한 이전 대상 행정부처 축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당론에 변화가 없다며 야당의 반발을 ‘정치공세’라고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에선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자들의 입을 빌어 변경 논의를 차근차근 진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한나라당에선 ‘전 정권 책임론’까지 제기됐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만나 “솔직히 이명박 정권은 행정복합도시를 그대로 만들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2007년 대선 당시 ‘세종시 원안 추진 + α 이행’을 약속한 데 대해서도 “우리 공약은 보다 좋은 도시를 만들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강변했다.

청와대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연일 “아무 것도 확정된 게 없다”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무총리실이 중심이 돼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때가 되면 청와대든 총리실이든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며 “절대로 뒤에 숨어서 하거나 어영부영 시간을 때우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종시 문제는 정국의 최대 현안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관심 사항이고, 결국 이 대통령이 풀어야 할 문제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박재완 수석)에서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공약을 뒤집기 어렵기 때문에 충청 출신 정운찬 총리를 방패로 내세워 ‘해결사’ 구실을 맡긴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여권의 모호하고 이중적인 태도에는 일단 10·28 재보선은 넘기고 보겠다는 속셈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승근 황준범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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